옳긴것
-미완결. 썰
-자빙. 마피아 AU입니다. 무라사키바라 및 키세키가 마피아, 히무로는 어딘지 수상한 카페 주인 설정.
-연령은 20대입니다
-시대배경은 대략 세계대공황 이후. 20세기 후반
-미쿡...일까나.
+폭력,유혈,강제 묘사 나옵니다.
++너무 오래 끄는것 같아서 걍 공개합니다....
+++요센멤버들도 약간 나옵니다.
약 한시간 후 미친듯이 의사를 닥달해 불러온 부하가 문을 두들겼을때 안에선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뒤따라온,어딘지 이상한 말투를 구사하고 의사주제에 덩치가 보스만큼 큰 찢어진눈의 남자가 '그 애새끼 또 자냐해'하고 투덜거렸다. 다시 문을 두드리려는 찰나 안에서 문이 열렸고, 긴 머리카락이 더욱 산발이된 보스가 안으로 손짓을 했다. 의사는 문턱에 안부딫히게 허리를 굽히고 들어갔고(보스도 그랬지만) 부하는 임무를 완수하고 목숨도 건진것에 안심하며 밥을 먹으러 갔다.
아츠시, 또 충치냐해. 그러니까 작작 처먹으라고 했잖아.
...아니, 늑골.
부루퉁한 목소리로 왼쪽 갈비뼈를 가리키자, 의사가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 아파서 소리도 못내는걸 보더니 쯧쯧 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래봤자 ,너는 참 뒤지기 힘들만큼 건강하니 대충 싸메고 밥먹고 자면 나을거다해,정도의 치료였지만. 서비스로 충치 확인도 해주고-얼굴에 난 상처는, 말 안하길래 손도 안대줬다- 돈계산을 할려는 찰나, 한사람 더 있다고 했다.
안쪽 방으로 안내해서, 계속 죽은듯이 있는 히무로를 보여주자, 의사는 눈만 껌벅거릴뿐 어떤 관계인지 왜 있는지는 묻지도 않고 일단 상태부터 확인할려고 이불을 들췄다
. ..난 나가있을게.
그렇게 말하고 문밖으로 나섰다. 어제 방으로 옳기기 전에 수건으로 닦아주긴 했지만, 옷까지 제대로 입힐 겨를은 없었다. 샤워가운으로 대충 감싼후 눕혀서, 그 밑으로 드러난 멍자국이 난 무릎과 허벅지가 눈에 들어오자 다시 미칠거같은 기분이 되서, 물러날수밖에 없었다. 의사는 아무말도 안하고 맥을 짚더니, 가방에서 주섬주섬 이것저것을 꺼내기 시작했다. 문을 닫지는 않고 그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듣고있었다.한참동안.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붕대 찢는소리, 무언가 두드리는 소리, 적는소리가 나더니 발소리가 나고 이윽고 의사가 고개를 빠끔 내밀었다.
언제 이랬냐해.
..어제, 저녁.
왜 곧바로 안불렀냐해. 약물은 전부 체내에서 분해된거 같고, 그때문에 어떤 후유증이 남을지 알수없어졌다해.
..후유증. 있는거야?
그러니까 그걸 모른다해. 약물이 남아있을때 검사하면 처방할수 있지만, 지금은 운에 맡길수밖에 없다해. 하필 죄다 첨보는것들 뿐이라해. 주사바늘은 안보이고, 구강투여?
거기서 끄덕이자, 그럼 속이 한동안 쓰릴거다해. 탈골된 어깨는 맞춰놨고, 손뼈에 금간건 부목 대놨으니 안움직이고 두면 괜찮아질거고, 멍든건 생선같은거 먹으면 좋아질거다해. 고기였나? 암튼, 그리고, 그거는-거기서 한번 눈짓을 했다- 니가 알아서 조절하라해.
그렇게 말하고 짐을 다시 가방에 챙겨놨다. 불법체류자로 있으면서 의사를 하고있는 이 남자는 약 일년정도 무라사키바라를 봐주고 있었다.
진통제는 저번에 받아간거랑 똑같은거 두고간다해. 부족하면 담엔 부원장선새임한테 직접 받아가라해. 원장고릴라는 순해서 괜찮은데, 후쿠이부원장은 깐깐하니까 더이상 못빼돌린다해. 돈은 지금 내놔라. 식탁 밑에있던 상자에서 잡히든대로 과자봉지에 쑤셔넣은담에 건네주자, 존나비싼 감자칩이다해 하고 낄낄거리곤 나갔다. 나가기 전에 한마디 했다. 아츠시, 저 사람 쫌 위험하다해. 잘 챙겨줘라해.
뭐가 위험한데,하고 물었지만 의사는 대답없이 문을 닫았다. 망할 야매. 그래도 실력은 확실했다.
다시 방에 들어가자, 여전히 미동도 없는 히무로가 보였다. 앞머리가 위로 쓸어올려져 있어서, 그 얼굴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살짝 이불을 들추자, 의사가 해놓은 처치가 눈에 들어왔다. 보기만해도 아파보였고, 다시 부러졌던 부분과 다른곳이 욱신거렸다.
놔 주고, 싶었다. 죄책감에 번민하다가 결국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무라사키바라가 저지른 짓에 히무로가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면 더이상 견딜수가 없었다. 하지만, 잠깐의 시간차로 불가능해져버렸다. 혼자 내버려뒀다가, 그 자신과 관계없는 일때문에 다시 비참한꼴이 되어버리는건 더 견질수 없었다. 계속 무라사키바라의 영역내에 둬야 오히려 안전한 상황이 되버렸다.
참 우스운 꼴이었다. 무라사키바라에게도, 히무로에게도. 좋아했는데, 그 말을 다시 되새겼다. 비명처럼 뇌리에 울려퍼졌다. 미안. 작게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난 지금도 좋아해. 미안.
히무로가 깨어난건 점심이 지나서였다. 의사가 진통제를 놓고 간 덕인지, 깨어났을때 몸의 아픔은 느끼지 않았고 대신 메스꺼움과 현기증이 덮쳐왔다.
온몸이 무거웠고, 역겨웠다. 기억이 뒤엉켜서 실뭉치처럼 풀어져있었고 세상이 물에 잠긴듯 현실감이 없었다. 그렇게 일어나지도 못하고 고개를 좌우로 돌리자, 아는 얼굴이 보였다. 그래서 이름을 불렀다. 이름을 불린 남자는 대답하거나 다가오지 않고, 그자리에 계속 있었다. 그래서 한번더, 불렀다. 타이가. 움직임없이 그자리에 있는 모습이 야속해서 몸을 일으킬려고 했지만 좀처럼 움직여지지가 않았고, 얼굴이 뿌옇게 흐려져갔다. 타이가? 좀 도와줘. 일어날수가 없어. 하지만 점점 얼굴이 흐려져가고, 다시 눈을 깜박였을때 누군가가 어깨밑에 손을넣어 일으켜주는걸 느꼈다.
머리를 들자 격한 구토감이 밀려왔지만, 타이가 앞에서 못볼꼴을 보일순 없었다. 숨을 고르며 진정되길 기다렸을때, 귓가에 다른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약기운이 빠지려면 좀더 있어야할거야. 그냥 누워있어.
누구 목소리지. 깨질듯한 머리로 시선을 돌리자 가까운곳에서 이쪽을 응시하는 눈동자와 마주쳤다. 누구더라. 이윽고 그것이 누구인지 알았다. 하지만 아는 얼굴임에도, 너무나도 낯선 눈빛이라 반응에 응하질 못했다. 의식을 몸 아래쪽으로 돌리자 팔이 움직이지 않고 갑갑한게 느껴졌다. 손도 한쪽이 움직이질 않았다. 답답해서 움직이는 쪽의 손으로 걸거치는걸 치우려 했을때 다른손이 그걸 붙잡았다.
부러졌어. 치료했으니까 금방 아물거야.
부러졌다? 어쩌다 부러진거지. 기억이 나질않았다. 기억이.......그리고 그제야 자기의 상체를 지지하고있는 팔이 누구의것인지 자각했다.
아츠,시.
....얘기할수 있겠어?
....나한테, 무슨짓..한거야.
기억이 나질 않았다. 머리를 굴릴수록 빠개질거같아서, 뇌가 스스로를 보호할려고 기억을 긁어낸듯한 아리아리한 감각에 아는것도 두려워졌다.
..어제, 어디까지 기억나? 저녁 먹고, 무로칭은 카지노에 있었어.
......
그리고 당신 남동생 찾는거, 정보가 와서 그걸 전해주려고 내가 갔고. 당신 방까지 갔었어.
...타이가를 찾았어?
아니,아직. 조사보고서 보여줬는데, 당신이 갑자기 이상해졌어.
...기억, 안나.
당신이 마신 음료에 안좋은 약이 들어가있었어. 나는 모르는 일이었고. 약에 취해서 좀 날뛰었고, 그래서 다친거야.
..누가, 그런걸...
거기서 무라사키바라는 말을 안했다. 히무로는, 기억 안나는만큼 뭔가 더 끔찍한 일이 있었으리란 불길함을 느꼈다. 저녁식사,까진 기억이 났다. 그래. 영화배우가 와서 기자들이 시끄럽게 왔다갔다 하더라,하는 얘길 듣고 맞장구 친것도 기억이 났다. 화이트와인을 마셨다. 테이블위에 노란 수선화가 있었다. 후식으로 나온 케이크위의 체리가 갈색이었다. 그런 어찌되도 상관없는 기억만 단편적으로 왔다갔다하고, 그래, 그 뒤에 도박장에 갔다. 큐를 잡았다.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술을 마셨다..... 얼굴은 기억나지 않았다. 거기에, 약이 들어있었다고? 무라사키바라가 한게 아니라면, 대체 누가 한거지. 타이가,타이가의 얼굴이 떠오른다. 사진을 보았다. 아니다, 그건 시체였다...... 순간 구역질이 참을수없을만큼 올라왔지만 나올것도 없어서 헛구역질로 끝나버렸다. 그걸보고 급속도로 기분이 나빠졌다.
시체사진, 그거 누구였어? 타이가와 관계가 있는건가?
무라사키바라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추정중, 이라고만 말했다. 뭐가뭔지 알수가 없는 상황에, 벌컥 역정이 치솟았다.
정확히 대답해! 대체 뭐가 있었냐고!!
목소리를 크게 내자 머리가 울렸다. 손을 뻗어 무라사키바라의 멱살을 잡았다. 아니, 잡으려고 했지만 손바닥에 부목이 대져있어서 어쩔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소리를 지른후, 다시 자기의 몸상태를 자각하기 시작했다. 왼쪽 손목을 다쳤다. 오른쪽 팔도, 올라가질 않았다. 숨을 쉴때마다 항생제 냄새가 올라오고 머리는 지끈거렸다. 허리아래로는, 움직일때마다 자잘한 통증이 달렸다. 일어나면 걸을 수 있을까, 그 생각에 불안해져서 다리를 움직여서 몸이 누워있는 침대 밖으로 나갈려했지만 저지당했다. 아직 움직이는건 무리,란 말에, 대체 무슨일이 있었는지, 자기가 어떤일을 당한건지 기억안나는 것때문에 더욱더 두려움이 밀려왔다. 일어날려는 어깨를 강하지 않게 붙잡고 있는 팔에 큰 피멍자국이 있었다. 거기서 눈을 들자 시선이 마주쳤다.
눈앞에 있는 남자는, 자기를 강제로 범한 남자다. 감금하고 욕보였던 남자다. 그리고 갑자기 배려해주고, 신경쓰는척을 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지금의 눈빛은 마치..... 이해할수 없었다. 어째서 저런 표정을 짓는거지. 이 남자와는 처음엔 사이가 좋았다. 그리고 엉망이 되버렸다. 바로 얼마전까진, 두려움에 눈도 마주칠수 없었다. 그랬는데, 그때 느끼던 두려움은 아직도 남아있지만 그 위를 다른것이 덮고있는듯 했다. 그래서, 말할 수 있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전부다 말해줘. 제발.
다시 발광할까봐 걱정했지만, 한번 큰소리를 낸 후 나오는 목소리는 침착했다. 아니면 진통제때문에 가라앉은걸지도 모른다.히무로가 부르튼 입술을 움직여서 가장먼저 내뱉은 첫마디는 만난적 없는 사람의 이름이었다. 이상한이름,이라고 속으로 태클을 걸었고 몇번더 그 이름을 부르더니 몸을 일으킬려 했다. 도와줄려 했지만, 자기란걸 알고 다시 거부반응을 보일까봐 조심스러웠다. 미움받는것보다 격하게 움직여서 상처가 도질까봐 더 걱정이되었다. 아직 초점이 흐린 눈동자가 다시 자기를 봐줬을때, 계속 아프던 곳이 다시한번 욱씬하고 아팠다. 너무나도 약해보였고, 방어할 부분조차 없을만큼 무력해보였다. 기억을 반추하다가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보자 자기 속이 다 쥐어뜯기는것 같았다. 다 자기때문이다, 그런 느껴본적 없는 죄책감이란 감정이 전신을 뒤덮었다.
이야기를 하는건, 가능했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않는다면 아직 좀더 쉬게 해야하는거 아닐까. 그러다가 다시 기억이 난순간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짐작도 되지 않았기에, 자기입으로 설명해주기로 했다.
무로칭, 쿠로코 테츠야 란 이름, 들은적 있어?
무라사키바라의 첫마디는 그거였다. 생전 듣도보도못한 이름에, 히무로가 말없이 인상만 찌푸리자 무라사키바라가 추가설명을 했다.
작고, 좀 흐리고, 잘 안보이고, 밤에 만나면 귀신인줄 알고 놀라게하는 사람이야.
.......무슨소린지 모르겠어.
응,암튼 전혀 모른다는건 알겠어. 그 쿠로코-쿠로칭이, 우리 조직원이었어. 근데 몇년전 사라졌어. 지금도 찾는중.
..그게, 나와 무슨상관이야. 난 그런사람 모른다고.
응. 그 쿠로칭이, 무로칭이 찾는 남동생과 같이 있었다는 보고가 올라왔어.
...타이가가, 마피아와?
솔직히 마피아같지 않아서 난 갠적으론 맘이 안맞았지만.게다가 옛날에 도망쳤고. 키세칭은 계속 찾았는데, 그걸 알게되었어. 그래서.....나몰래 당신에게 약을 먹이고, 물어보려고 했다고, 자기입으로 말했어. 미안.
그렇게 말하고 머리를 깊게 숙이는 모습이, 이해가 안갔다. 아니, 누군가에게 머리를 숙이고 사과하는것이 이상해보였다.
....그래서, 타이가는?
보고서 기억안나? 살인사건 용의자로 FBI가 추적중. 그리고 아직 몰라.미안
.....왜, 미안하다고 하는거야?
..진짜 미안하니까. 그, ....아프게 해서, 정말 미안해. 진짜로.
그렇게 하는 말이, 도저히 믿어지진 않았다.
..그럼, 날 풀어줘. 타이가는 나 혼자서 찾겠어.
그렇게 말하면 다시 그 무서운얼굴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약 때문인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사과'의 의미를 모를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나도 그러고싶어. 하지만....
그래, 미안하다는건 어차피 자기만족이지. 기대도 안했어.
...우리 조직의 다른녀석들도, 그녀석을 찾고있어. 무슨수를 써서도 찾아낼걸.
더이상 너의 그 더러운 조직과 연관되고싶지 않아!!
더러운 조직이긴 해. 무로칭한테도, 찾아낼려고 할거야. 아까같은 방법을 써서.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너희들이 찾으려는 그 남자가 어디있는지따위 ,관심도 없어.
나도 그건 믿어. 하지만 다른녀석들은 관심없을거야. 몇년동안 전혀 단서도 없다가, 정말 겨우 발견한 실마리니까. 특히 키세칭은 지독하게 끈질기다고. 당신혼자 나가본들, 금방 뒤를 밟힐거야.
히무로는 입술을 다시 깨물었다. 이해도 가지않았고, 납득도 가지않았다. 대체 타이가는, 나와 헤어진 이후 어떻게 살고있는거지. 마피아와 행동을 같이할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아니지, 나또한 마찬가지다. 마피아의 정부노릇이나 하게될줄, 타이가도 생각 못했겠지. 피차일반이다.
타이가를 찾으면, 어쩔셈이야.
...제일먼저 당신이랑 만나게 해줄게. 쿠로칭만 찾으면, 그 둘도 더이상 당신에겐 관심 안보일거니까. 그리고....... 둘이서 해외든 안전하게 떠나.
마지막 말은, 진심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수가 없었다.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들어올려서, 의지를 통하려 했지만 끔찍하게 지루하고 무거운 과정에 잠시의 움직임만으로도 머리가 어지러울정도라 일순 현기증이나버렸다. 귀가 먹먹해지고 눈앞이 새까맣게 어두워지며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찰나의 순간 구토하지않고 필사적으로 버티느라, 그 마지막말은 귀에 들어오지 못했다. 숨을 고르고 눈물이 흐르지않게 깜박거리며 다시 고개를 들고, 귀에서 이명이 사라졌을땐 무라사키바라는 입을 다물고있었다.
..나한테, 어떤약을 먹인거야?
나도 정확힌 몰라. 자백제와 흥분제와, 신종마약하고... 후유증은 없다고 했지만.
...내가, 무슨말을 했어?
히무로가 아직까지 시선을 똑바로 마주하기엔 초점이 흔들리는지 갖은 인상을 쓰며 그렇게 묻자, 무라사키바라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잠깐 머리를 굴리다가, 역시 대답할필요 없다고 결론내렸다
.
그냥 이상한말 했어. 환각이라도 봤던거같은데. 억지로 기억해낼 필요는 없어.
.....아니, 알아야겠어. 나한테 무슨짓을 했는지도. ...짐작은 가지만.
약에취해 몸도 못가누는 상태에서, 또 억지로 밀어트리고 좋을대로 유린당했을거란 짐작은 어렵잖게 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자 무라사키바라가 냅다 인상을 팍 찌그리더니, 예전에도 말했지만 난 맨정신 아닌 상태에서 하는건 싫어한다고,하고 말했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순 없었지만- 불안해졌다. 그럼, 계속 하반신이 아프고 움직일수 없는건, 대체 뭐때문이지. ....그럼, 누가...상상하려다가, 상상도 못할만큼의 혐오와 공포가 밀려왔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입을 열으려 했던순간 무라사키바라가 손을 들어서 저지했다.
내가 제일먼저 발견했어. 다른녀석은 아무도 없었어.
그 말에, 안심할 상황도 아니었지만 그나마 최악은 면했다는 안도감아닐 안도감에 작게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도 모를 남자들에게 돌려지는 상황만큼은, 이이상 견딜수있는 한계치를 넘어버렸으리라. 기억을 되살리려 눈을감고 필사적으로 기억을 뒷걸음질 시켰지만 어느시점에서 수렁에 빠진듯 움직일수가 없었다. 그런 괴로운표정의 히무로를 바라보면서, 무라사키바라는 제발 떠올리지 않기만을 바랬다.
아무튼, 키세칭이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르니까, 혼자서 돌아다니지 마. 싫어도.
거기까지 딱 잘라 말한후, 무라사키바라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눈앞에 있어도 괴로울뿐이다. 일어나서 뒤도안돌아보고 방을 나서서, 문을닫았다. 말을 이렇게밖에 못하는건가, 나는. 여태 타인을 배려하는 대화법따위 안중에도 없이 뇌와 구강이 다이렉트로 연결된듯 생각나는대로 말하고 살았으니, 자기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받아들일지 일초정도 지나고서야 알게되니 이미 내뱉은말은 상대방에게 쑤셔들어간 다음이다. 그것도 신경안쓰고 살았지만, 이번만큼은 신경쓰고싶었다. 정말 아차했다간, 저대로 죽을거같았다.
머리카락을 벅벅벅 화려하게 흐트리고 아까 자기가 누워있던 자리에 가서 다시 드러누웠다. 부러진 늑골이 울렸다. 당신이 내 늑골 날렸어,하고 말해줬으면 좀 좋아했을까.
뭘 먹고싶다.무라사키바라는 천장의 샹들리에의 갯수를 세다가, 이번엔 밀려오는 졸음을 느꼈다. 아무리 괴로워하고 후회하고 죄책감에 시달려도 식욕은 생기고 수면욕도 생기고 성욕도 생긴다. 한번도 그거에 장애가 생긴적은 없었다. 그런 욕구에 기초하여 움직이고 살아갔다. 키세또한 비슷할까. 대체 그 밑바닥에 깔려있는 욕구와 원동력은 어떤걸로 정의내릴수있는 종류일까. 쿠로코를 만나고싶은 마음은 그닥 들지않았지만, 만일키세에게 발견된다면, 그다지 쿠로코로선 긍정적일 일은 아닐듯했다.
졸린 머리를 깨우려 애쓰며, 마지막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미도칭을 볶든 아님 아카칭에게 매달리든, 어떻게든 키세칭이나 미네칭보다 먼저 무로칭의 동생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동생을 회유하든 뭘하든 해서 쿠로칭 위치를 알아낸다음 키세칭에게 넘긴다. 키세칭이 그거받고 쌈빡하게 물러나면, 무로칭과 동생을 만나게 해주고, 그리고.......떠나게 해준다? 마지막부분은 정말정말, 목구멍에서 쇠맛이 올라오는 기분으로 결론지었다. 역시 놔주고싶지 않았다. 이정도로 특정 누군가의 살갗을 원하고 탐하고 집착하게된건 처음이었다. 처음이라서 모르고 파탄을 내버렸고 그걸 알게된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동생을 찾아주면, 날 용서해줄까. 그것만이 바랄수 있는 최대한의 긍정적인 바램이었다.
쪼금 더 부지런히 살겠습니다 ㅇ<-< 이미 꼬일만큼 꼬여버린 관계를 그리 쉽게 풀어줄거같니 깔깔깔
주말에 있을 행사가 두근두근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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