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카와>>>>이와이즈미
우시지마>>>>>>오이카와
이와이즈미>>????
(앞으로 전개가)
삼각관계 일방통행 주의. 불쌍함 주의. 취향주의. NTR주의. 가 나올 예정입니다. 프롤로그...(진땀
주의할거 많은 얘기. oK?
오이카와 토오루는 그다지 유쾌한 기분이 아니었지만 웃는 얼굴로 세상을 향해 '난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주장하듯, 그렇게 혼자서 오지않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안오잖아.'
약속한 장소는 00역 앞의 광장. 약속 시간이 지난건 30분 전. 오늘의 약속을 취소하는 전화가 걸려온건 1시간 50분 전.
충분히, 기다리지 않고 다른 일을 모색할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게 해준 취소전화였지만, 그럼에도 오이카와는 옷을 갈아입고, 머리카락을 셋팅하고, 나가기 전에 거울을 보고 눈 밑의 다크서클을 손끝으로 슬쩍 누른 다음 걸어서 전철을 타고 약속장소였던 번화가까지 약속시간의 10분 전에 도착해서 오지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늘은 맑고, 예쁜 여자애들은 이쪽을 보면서 지나가고.
그야 뭐, 나는 원래 잘생겼지만, 오늘은 교복도 체육복도 아닌 평소보다 신경 쓴 사복을 챙겨입고 나왔으니까, 당연히 시선을 잡아 끌만큼 잘생김이 120퍼센트 늘었으니까. 머리 셋팅도 평소보다 공을 들였고, 꾸민 티가 안 나지만 고민해서 고른 옷을 입고 나왔으니까.
이런거 전혀 쓸모 없는 줄 알면서도 챙겨입고 나왔으니까.
손에 든 핸드폰을 눌러서 착신 이력을 다시 확인한다.
1시간 50분 전에 걸려온 착신기록. 갑작스런 집안 사정으로 못 나가게 되었다는 사과와 함께 내일 학교에서 보자, 너무 놀지말고 일찍 자라는 잔소리로 마무리한 통화내용. 언제나 같은 목소리. 오이카와가 특별히 좋아하는 오랜 친구의 목소리.
오지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먼지섞인 햇빛 아래에서 멍하니 서있는 오이카와씨의 모습이라니.
스스로 몇번을 생각해도 우습고 한심하면서도, 계속 서서 기다리는 마음은 흘러가는 시간과 인파와 함께 깎여나갔다.
'꼴사납잖아- 아-아-'
오이카와는 결국 걸터앉은 화단에서 일어나고, 고개를 몇번 돌리고, 새삼 지나가는 인파를 둘러보았다. 오이카와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며 계속 핸드폰만 쳐다보는 젊은 여자들과, 팔짱을 끼고 초조해 하는 남자들, 대부분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는거겠지. 오이카와만 특별한게 아니었다. 특별한게 아닌 줄 알면서도, 들떴다가 바닥으로 내리꽂힌 기분은 당분간 원상복귀 하기 어려울듯하다.
평소의 오이카와 토오루라면, 친구가 약속을 취소하는 전화를 걸었을때 금방 다른 용무를 만들어 내어 보람차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을것이다. 혼자서 연습을 하든, 로드워크를 하든, 아니면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애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노래방을 가든 어쨌든 이렇게 있지도 않은 일정을 태엽감듯 기다리고 서 있진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오이카와는 무언가 다른 일을 할 마음이 사라졌고, 그 결과, 사십분 넘게 한자리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척 허탈함을 곰씹고 소화시키는 과정을 겪고 있었다. 정말로 다른 무언가를 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오늘은 특별한 날로 만들 예정이었다. 상대편이 달가워 하지 않을, 특별함을 부여하고 자신의 인생의 전환점으로 만들 예정이었다. 몇십번을 망설이고 몇백번을 고민하고, 몇년을 숨겨왔던- 숨겨왔었나? - 마음을 털어놓고 상대방에게 엄청난 고민거리를 떠안겨줄 날로 만들고 싶었다. 결전의 날이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1시간 50분 전에 미안, 일이 생겨서 못갈거같아, 몇개의 단어로 순식간에 평범하고 무의미한 날로 바꿔줬다.
그야 뭐, 중요한 일은 하나도 말하지 않았고 그냥 놀자고 불러낸 만큼, 상대방도 중요순위에서 몇단계 미뤄놓았으니 이렇게 금방 취소하는거지만, 오이카와는 미간을 있는대로 찌푸리다가 자신의 상큼한 얼굴이 구겨짐을 자각하고 얼른 인상을 펴고 대신 한숨을 쉬었다. 미남이 내쉬는 한숨은 꼴사납지 않아, 오히려 우수가 깃들어서 멋지다고. 이런 말을 했다가 뒤통수를 장렬하게 맞았지만, 그것조차 지금은 얼굴근육을 떨리게 하는 아픔이다.
맹탕이 되어버린 결전의 날을 어떻게 대체할지 생각하느라 2시간 반을 웃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 사실에 다시한번 헛웃음이 나왔다. 오이카와씨 답지 않아, 이런거.
아까부터 시선이 느껴진다. 대각선 뒤쪽에서, 몇명의 여대생-으로 추정되는-무리가 이쪽을 엄청나게 보고있었다. 잘 차려입고 마치 바람맞은듯한-그대로였다- 분위기로 서있는 잘생긴 남자를 어떻게 말을 걸까 고민하고 있는걸까. 만약 말을 건다면, 어떻게 응수할까- 등등을 생각하며 고개를 들고 좌측부터 우측까지 둘러보는 와중에, 무언가가 걸렸다.
말 그대로 걸렸다. 시선속에, 이물질이 눈속에 들어온듯 급격히 눈살이 찌푸려졌다.
주말 낮에 어째서 저 짜증나는 이름이 보이는걸까.
白鳥沢学園
VBC
흰 바탕에 수놓아진 몇개의 단어가 시야에 들어오자 반사적으로 불쾌감이 치솟아 올랐다.
아니, 주말에 말이지. 볼 이유가 없잖아? 설마.
하지만 몇번이고 뇌리에 새겨진 강렬한 추억은 시라토리자와학원 배구부의 표식을 뚜렷이 읽어냈고, 시야에 들어온 이상 계속 쳐다보게 만들면서 불쾌감을 증가시켜갔다. 누군진 모르지만 이런 주말에 학교체육복을 입고 나와있는 꼴좀 보소, 어리는 딱봐도 체육한다고 짧게 쳐놨고, 주변과 비교해도 엄청난 덩치에 체격에...... 꼭 누군가처럼.....
거기서 오이카와는 고개를 돌렸다. 알아차리고 싶지 않았다. 이정도 봤으면 상대방이 어디 학교 어느 동아리의 누구씨인지 금방 알아볼법 하지만 오이카와는 구태여 확인하는걸 피했다. 이미 망친 기분의 정점을 찍고싶지 않았기때문이다. 마음속에서 검게 내려앉았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오늘 만나고싶었던 상대와 가장 대극점에 있는 남자와 떡하니 마주하는 상황은 상상도 못했다. 확실히 날은 날인가보다. 오이카와는 시선을 피하고, 본격적으로 무엇을 할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일단 이쪽을 보며 속닥거리는 여대생들과 가볍게 데이트라도 할까. 아니면 드럭스토어에서 새로나온 왁스를 사서 셋팅하고 사진을 찍어서 배구부 멤버들에게 단체사진을 보낼까, 아니면 집에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로드워크를 할까. 고3이 해야할 일은 많았다. 우연히 만난 싫은녀석과 얼굴을 마주하지 않을 선택지는 열손가락으로 세어도 남을정도였다.
피하고 봐야지, 하지만 다른일을 생각하지도 전에 다시 시야에 모습이 들어왔다. 누군지 싫어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왜 나의 우울함을 심화시켜 주는거야, 우시와카쨩.
사실 첫눈에 알아봤었다. 여기는 번화가고, 아오바죠사이와 시라토리자와의 중간쯤이고, 아마 다른 학교 학생들도 잔뜩 와있을거고. 시라토리자와 학생이 한명쯤 있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간과 장소였다.
하지만 나 혼자 있을때 보고싶지 않은 얼굴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단연 1위일 녀석과 같은 장소에 있다는것은 이이상 불쾌할수 없을 최악의 상황이라고. 사진이라도 찍어서 '재수없는거 봤어. 으왕~'하고 메일이라도 보내고 싶어진다.
남들과 머리 한두개는 차이날 높이에 있는 얼굴은 시합때랑 비슷하게 험악하고 무뚝뚝하게 굳어있었다. 원래 저런얼굴이라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지만, 치켜뜬 눈에 험악한 눈썹, 굳게다문 입술은 입고있는 체육복 덕에 마치 시합이라도 하는듯한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던 시선. 자기의 적의를 그대로 받고, 되돌려주지 않은채 삼켜버린듯한 강렬한 눈빛은 아직 오이카와를 눈치채지 못한 듯 다른방향을 향해있었다. 저녀석도 누군가를 기다리는건가. 같은 반 여자애랑 데이트라도 하나? 근데 체육복이잖아? 아니, 왠지 체육복입고 데이트해도 납득이 갈법한 녀석이니까.... 사복이었다면 더 어색했을거다. 오이카와는 6년동안 그를 봐 왔지만, 언제나- 중학교때의 유니폼, 고등학교때의 유니폼, 그리고 져지 이 셋중에 하나였다. 그래서 금방 눈에 띄고 알아봤던거다. 알아볼 필요는 전혀 없는데말이지.
'이쪽을 눈치채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우시지마 와카토시는 오이카와와 두마디 이상 대화한 적이 없었다. 시합 시작전에 나누는 인사, 그것도 비꼼이 한가득한 오이카와의 심술에 아주 짧게 대답하는 몇마디. 시합이 끝나고는 당연히 나눌 말 따위 없다. 승자와 패자. 둘의 관계는 언제나 일방적인 한가지 설명만 붙었다. 오이카와로선 죽도록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둘 사이에 놓여있었다. 오이카와는 그를 싫어했다. 조금이라도 좋아할 리가 없잖아. 하지만 우시지마가 오이카와를 대할때는 악의고 호의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앞의 상대는 누구라도 똑같다고 주장하듯, 오이카와의 호승심과 적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그런 태도를 몇년째 봐왔다. 앞으로도 계속, 오이카와가 일방적으로 적의를 불태우는 라이벌이라고도 부르지 못할 관계- 오이카와는 그 부분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다. 어차피 천재는 이쪽에 발을 담그지 않는다. 카게야마처럼 이쪽을 추격하는 성장중인 천재도 아니고, 처음부터 그의 눈앞에 서서 길을 막는 존재였으니까, 뒤에 있는 잔챙이는 신경쓸바 아니라는 태도또한 잘 이해하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언제나 부아가 치미는건 자기쪽이라는 것은 유쾌하지 않았다.
'바람맞았고.'
너무나 오래 친구로 있었던 상대에게 오늘을 예견하고 피한듯 바람맞아버렸다.
그리고 너무나 오래 눈앞을 가로막았던 짜증나는 상대가 하필 오늘 프라이버시로 눈앞에 나타나버렸다.
'우시와카쨩.'
입안에서 이름을 한번 굴렸다. 스스로 이럴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움직이는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고, 가벼운 평소의 발걸음으로. 이쪽을 눈치챌까? 언제쯤 눈치채려나. 오가는 사람이 많은 이곳에서 저 빌어먹을 불쾌한 얼굴로 또 어떤 말을 해줄까. 기대하면서도 기대를 짓밟히고 싶은 마음에 오이카와는 평소처럼 가볍게 걸어서 그에게 다가갔다. 어차피 맹탕으로 끝나는 주말의 성대한 마무리를 짓고 내일부터 다시 평소의 오이카와씨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얏호, 우시와카쨩 아냐? 여기서 뭐해?"
스스로 생각해도 재수없을만큼 친근한 목소리였다. 그야 뭐, 6년지기니까.
우시지마의 눈동자가 오이카와를 향하고, 이윽고 고정되었다.
"오이카와."
나는 나는 별이 될거야~
제목은 '이쯔와리' 라고 읽습니다. 그냥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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