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옳긴것
-미완결. 썰
-자빙. 마피아 AU입니다. 무라사키바라 및 키세키가 마피아, 히무로는 어딘지 수상한 카페 주인 설정.
-연령은 20대입니다
-시대배경은 대략 세계대공황 이후. 20세기 후반
-미쿡...일까나.
+폭력,유혈,강제 묘사 나옵니다.
++너무 오래 끄는것 같아서 걍 공개합니다....
+키세 나옴.
+++키세 주의. 키세->쿠로코 묘사 주의. 키세 악역 주의. 키세주의....전 키세를 좋아합니다 진짜로
+약물 묘사 주의.
진짜로 화날뻔 했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자 문득 저번에 본 어떤것을 떠올렸다. 구역내에서 일어난, 결정적으로 어떤 조직을 괴멸시킨 원인이 된 사건. 결과적으로 히무로와 이런 관계가 되어버린 원인을 제공한 사건.
구역내에서 부랑자 하나가 약에 중독된채 죽어버렸다. 머리를 안좋은곳에 부딫혀서 죽었는데, 시체를 발견한 조직원이 이상을 깨닫고 경찰이 오기전에 이송해서 무라사키바라에게 보고했다.
마약관계사건은 경찰 외의 조직이 개입된다. 테이코는 약 종류는 취급하지 않았다. 아카시가 취향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급한 조직들은 단기간에 돈을 벌어들이고자 약물에 손을댔고 그와중에 개량한 신종마약도 기승을 부리고 있었는데, 매수한 의사의 말론 예의 모 조직에서 취급하는 종류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로인해 색출작업이 벌어졌고, 거기에 히무로가 걸렸다.
근처 부랑자들을 조사하자 몇명이 같은약을 복용중이었고 그들의 표정은 대부분 공허했다. 물어도 대답도 못하고, 발로 차도 아무것도 못느끼는듯 가만히 늘어져있었다. 더럽고 냄새나고 침이 질질흐르는 인간들이 어찌되었는지는 신경쓸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어째서 히무로가 그때 본 그런 눈빛을 하고있는걸까. 뺨을 두들겨도 반응이 없었다. 무서워하는 반응조차 사라졌다.
언제, 라 생각하던중 순간 아까전에 본 광경이 떠올랐다. 남자 몇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마시던 모습. 설마 조직의 잔당인가? 전부 다 죽였을터인데. 그리고 어째서 조직이 감시하는 호텔에 들어온거지.히무로의 어깨를 잡은채 머리를 굴리던 와중에,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전히 동공이 확장된채, 시체같은 표정을 하고있던 히무로가, 아주 작게 아츠시,하고 이름을 불렀다.
귀를 가까이 댔지만 다시 반응은 없었고, 밖에있을 조직원을 불러서 아까전 그놈들을 붙잡아오라 할려고 결심한 순간 문이 열렸다. 고개를 돌리자, 키세가 서있었다.
어라, 벌써 와있었네요. 그렇게 말하고 머리를 긁적이는 키세를 보고, 무라사키바라가 말했다. 무로칭 약 한거같아, 도박장에서 아무도 못나가게 해. 그러자 키세가 , 그럴걱정은 없슴다, 누가 했는지 아니까요 이러고 양손을 들썩거리는 제스쳐를 했다. 누군데? 접니다. 제가 부하들한테 시켜서 술에 섞었습니다. .....변명할말은? 무라사킷치를 좀더 편하게 해줄려고, 임다.
그리고 키세가 방으로 들어와서, 맥없이 늘어진채 간헐적으로 어깨만 들썩거리는 히무로를 내려다보며, 별 감정이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라사킷치가 가져온 서류중에 마약공장에 대한 서류도 있어서, 그건 제가 처리했슴다. 원재료와 배합물들은 분산시켜서 팔아넘겼는데 완성품이 꽤 있더라요. 의료용으로 둔갑시켜서 팔수있지 않을까 했는데, 몸은 꿈적도 못하면서 감각과 의식만 남아있는 종류라 의료용으론 부적합해서 안된다고. 오히려 고문이나 데이트강간용으로 쓰이는 약품이라 하더군요. 저사람도 지금 정신은 멀쩡할겁니다. 들리지는 않겠지만. 무라사키바라는 좀더 들어보고 키세를 두들겨팰지말지 정하는 중이었다. 개인적으로 약물종류는, 싫었다.
..그래서, 이걸 무로칭한테 먹인 이유는 뭔데? 무라사킷치가 며칠동안 짜증내면서 뒹구는걸 보니까 안쓰러워서, 수월하게 해줄려고한건데, 맘에 안들었슴까? 맘에 안들어. 해독제든 뭐든 있으면 빨리 내놔. 그리고 꺼져. 키세가 하하하,하고 상큼하게 웃더니, 적은양만 들어갔으니 두시간정도 지나면 완전히 깰거라고 했다. 후유증도 없을겁니다. 안심합쇼. ...난 약해서 늘어진사람과 하는건 취미없어. 압니다, 그러니까 다른것도 섞어넣은거죠. 섞어?뭘? LSD와 흥분제 정도임다. 너무 나한테 뭐라하지 마십쇼,난 도와주려 한거니까. 누가했는진 모른다고 하십쇼. 그러고는 문을 닫고 사라졌다. 사실 키세를 쫒아가서 뭔정신으로 손을댔냐고 짤짤거리고 싶었지만- 계속 몸을 부들부들 떠는 히무로가 신경쓰여서, 결국 소파 옆에 털썩 앉은채 있었다.움츠린 몸을 바로 눕히고 그 위에 자기 자켓을 벗어서 덮었다. 계속 눈을 뜨고있어서, 감겨줬다. 심장에 손을 올리자 미친듯이 뛰고있어서, 괜찮을까 걱정이 되었다. 무슨일이 있으면, 키세를 족칠것이다. 아카시가 조원들끼리의 싸움을 금지시켰지만, 해야할땐 해도 된다고도 했다. 앞으로 두시간정도 멍하니 있으려니까 좀이 쑤셨다. 자리를 비울수도없고. 그때 테이블위에 흩어져있는 서류가 보였다. 히무로는 서류를 전부 읽진 않은듯,안에 한장에 더 들어있었다. 괜히 그걸 꺼내자, 사진 한장이 같이 튀어나왔다. 인상적인 눈썹의, 험악해보이는 인상의 남자였다. 교도소에 들어갈때 찍는 사진이었다. 옆에 측정된 키를 보니, 히무로보단 큰듯했다. 정말 무로칭 동생인가 이게, 재수없게생겼다-그게 첫 감상이었다. 그리고 따로 튀어나온 서류엔, 정보원이 올린 보고서가 써있었다.
조사 의뢰 대상인 카가미 타이가가, 탐색중인 전 조직원 쿠로코 테츠야와의 접촉을 확인. 요주의대상. 쿠로코 테츠야의 소재는 불분명하나 행동을 같이했다는 증언 확보. 발견시 처분검토 요구.
그 서류는 한번 더 읽은다음, 가로로 두번 세로로 두번 찢어서 쓰레기통에 던졌다. 쓸데없는곳에서 발등을 찍힌 기분이었다.
깨어나길 기다리다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키세의 행동에 대해 생각하다가, 생각만 하다가 졸아버렸다. 앉은키에 비해도 낮은 소파에 한쪽얼굴을 묻은채 졸다 격한 흔들림에 퍼뜩 눈을뜨자, 히무로가 일어나 있었다. 머리카락이 마구 흩어진채라 표정은 잘 안보였지만 자기힘으로 일어난걸 보자, 약의 효과는 끝난듯했다. 사정설명부터 하기위해 몸을 일으키자 히무로가 반응을 보였다.
빠악,하고. 주먹으로 맞는건 세번째였다. 예전의 두번은 별로 아프지도 않았지만, 이번엔 꽤나 아팠다. 그야말로 눈이 돌아갈정도로 강한 스트레이트가 얼굴에 작렬했고 일순 눈앞이 컴컴해졌다. 치는 사람의 손뼈가 더 아프지 않았을까. 휘청거렸다가 고개를 흔들고 노려보자, 다시 덤벼들었다. 아까까지 누워있던 사람이, 아니 손대는것도 두려워했던 주제에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걸까. 머리는 헝클어진 채라서 짐승이 덤벼드는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행동의 반경이 컸다. 즉, 자기 방어는 생각안하고 그저 물어뜯을듯 덤비는거였다. 두번째로 날라온 주먹을 피하고, 차마 때릴순 없어서 팔을 잡고 꺾었다. 그러자 무릎으로 쳐올렸다. 퍽 하고, 제대로 들어간게 느껴졌다. 절로 신음이 새어나왔다. 상당히 아팠고, 그 틈을 타서 팔을 빼더니 다시한번 발차기가 날라왔다. 갈비뼈에 제대로 맞아서, 두어개쯤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균형을 잡을수가 없었고,정말로 아팠다. 그러고보니 이사람, 자기 부하 셋을 떡으로 만들어서 보냈었다. 그 실력을 몸소 체험하면서, 아픔도 느끼면서, 짜증도 느꼈지만 분노는 느껴지지 않았다. 입안에서 피맛이 느껴졌다. 히무로의 움직임을 보자, 지나치게 많이 움직였고 자기의 기세를 스스로도 조절못해서, 그저 본능적으로 움직이는듯 했다. 이건 설득도 안통한다. 힘으로 제압시킬수밖에 없었다. 다시 히무로가 덤벼들었고, 신중하게 피한다음 약간 미안함을 담아서 뺨을 때렸다. 짜악,하고 쳐올린 충격에 균형을 잃은 틈을타서 테이블 위로 넘어트렸다. 콰당,하고 두꺼운 목제에 어깨부터 부딫혔는데, 비명하나 지르지 않고 다시 팔을 뻗어서 무라사키바라의 멱살을 틀어잡더니, 반대쪽손으로 똑같이 뺨을 쳐올렸다. 하지만 약간 빗나가서 대신 턱 끝에만 스친정도였다. 양 손목을 틀어잡아서 히무로의 가슴팍 위로 눌렀다. 이러면 숨 쉬는게 갑갑해져서 반항이 줄어드는데, 이번엔 발길질이 심해졌다. 하다하다, 결국 손을 놓고, 허리를 붙잡아서 한번에 들어올리고- 좀 무거웠지만- 소파로 던졌다. 푹신한거니 별로 아프진 않을거다. 던진 기세에 소파가 들썩 거렸다. 못일어나는 틈을 타서 다시 올라탄다음에, 손을 위로 꺾어서 잡은채 소파위에서 짓눌렀다. 들썩거리고 발버둥을쳐도 이 자세론 못일어난다. 하지만, 아무리 화가 났어도 이정도까지 반항하는게 이상해서 얼굴을 들여다보자, 동공이 확장된걸 알았다.
..한테..뭐..한거야.. 사그라들듯 목소리가 나왔다. 나한테 뭘 한거야, 대체 누구야, 뭘 한거야 대체, 이상해, 하지마, 나한테 무슨짓을 한거야..!!
그제야, 히무로가 아직 약에 취해있다는걸 알았다. 환각작용을 보이고 신경을 교란시키는 약물에, 각성제 효과를 주는 흥분제. 그것이 합쳐진 결과, 날뛰고 있는것이다.
무로칭, 진정해. 나야. 귓가에 대고 그렇게 말하자, 히무로의 충혈된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러나왔다. 개,자식, 나한테, 도대체 왜,이렇게까지해서, 대체, 윽, 차라리 죽이라고, 죽여서 맘대로 하라고, 빌어먹을, 좋아했는데, 으흑, 내가 미쳤,지, 개자식, 좋아,했는데,.... 진정해, 내가한거 아냐, 진정하라고!! 귓가에 대고 그렇게 외쳤지만 간헐적인 울음은 그치질 않았다. 신경이 포화상태였다. 억눌렀던 손을 떼고 대신 눈을 가렸다. 미지근한 눈물이 새어나와서 금세 축축해졌다. 풀려난 히무로의 손이 다시 반항하는가 싶어니, 발작적으로 흠칫 하곤 눈을 가리고 있는 무라사키바라의 손을 꽉 붙잡았다. 매달리듯, 마치 환각에서 지켜주는 보호막이라도 된듯 꽉 붙잡았다. 손등이 부어있었다. 아픔도 못느끼고 마구 내질렀을테니, 뼈가 나갔을수도 있다. 그 손을 다시 자기 손으로 감싸고, 다시 말했다.
내가한거 아냐. 아까전에 당신과 마시던 녀석들, 지금 찾는 중이야. 거기에 약이 들어있었어. 네가, 윽, 네가 한거, 아냐, 날 그렇게까지, 창녀처럼, 만들려고, 차라리 죽여, 이젠 다 싫어,싫어,싫어,....계속 싫다고만 반복하는 히무로에게, 계속 아니라고만 말할수밖에 없었다.
뭔가 중요한 말을 들은거 같았다. 하지만 신경쓸때가 아니었고, 히무로를 어떻게든 진정시키기 위해 계속 긍정과 부정을 반복했다.벗어날려고 하는걸 품에 끌어안고, 차라리 아까처럼 두들겨 맞는게 나을거란 생각을 했다. 발작처럼 몸을 떨다가,울다가, 할말 못할말 가리지 않고 계속 뱉어내는 이 상태는 아무리 봐도 '나 좋으라고'마련된 상태가 아니었다. LSD와 흥분제를 썼다고 했는데, 몇가지 더 넣은거 같았다. 자백제,라던가.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리며 무라사키바라의 품속에서 발버둥치던 히무로가, 갑자기 엄청난 힘으로 무라사키바라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아까 삐끗했을지도 모르는데,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인지 숨이 막힐정도로 힘을줘서 아까 나간 늑골이 아팠다. 이를 꽉 악물고 팔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갑자기 머리를 무라사키바라의 가슴팍에 파묻더니 비비기 시작했다. 등 뒤로 돌린 손이 옷 위를 긁었다. 다시 급변한 상태에, 대처방법을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채 있었는데 히무로가 짧게 말했다. 해줘, 하고. 무슨말을 하는건지 이해가 안갔지만, 다시 말했다. 해줘, 그거,.. 제길, 아냐, 아, 하고, 싶어, 제길, 미치겠어, 해줘,제발, 으응,흐으,싫어, 아츠시, 아, 안아줘, 아츠시, 그렇게 정신없이 몸을 밀착시키더니, 눈물이 마르지 않은 눈으로 올려다봤다. 히무로의 눈빛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의 눈빛이다. 셔츠가 뜯어져라 긁어대는 손가락이, 상상도 할수없었던걸 요구하고 있었다. 밀착된 옷 너머로 히무로의 것이 단단히 서있는게 느껴졌다. 온몸으로 애원하고 있었다. 가끔씩 의지가 돌아온듯, 싫어,하고 영혼이 반항하는듯 했지만, 다시 질척한 요구를 했다. 이런 증상의 약은 들어본적 없었다. 아니, 바로 며칠전 키세에게 듣지 않았던가. 기분나쁘던 얘기를.
기분이 더러워졌다. 이런건, 상상했던것 이상으로 싫었다. 밀쳐내고 싶었지만 마약으로 자율신경이 한계를 넘어버린 힘은 도저히 떼어낼수가 없었다. 팔을 부러뜨리지 않는한 떨어지지 않을듯했다. 그 와중에도 히무로는 제정신을 완전히 놓지 못하고, 흠칫거리다가, 다시 약물의 힘에 빨려들어가듯 몸을 부딫혀왔다.
몸안쪽이 타들어갈듯 했다. 바짝바짝 조여와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욕망을 받아들이길 기다리고있었고, 앞에서 해결할길이 없는 욕망이 벗어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것이 아츠시에서, 얼굴도 기억안나는 남자에서, 아까전에 본 금발의 남자로 바뀌어갔고 다시 아츠시로 돌아갔다. 그 얼굴이 가끔 남동생으로 겹쳐질때는 흠칫하고 거부감이 들었지만 정신을 좀먹을정도로 밀려오는 쾌감에 대한 갈구가 이성을 문질러 지우고있었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뇌가 파괴될거 같았다. 어째서 안하는거지, 그렇게 하고싶어했잖아, 원하는대로 벌려줄게, .... 입에서 나오는건 말이아닌 파편이었다. 기다릴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영혼이 부서지는 와중이었다.
참지못하고, 먼저 허리를 들고 바지를 밑으로 당겨서 내렸다. 남자를 받아들이겠다는 약의 요구에 아플정도로 뜨겁게 느껴졌고,자신의 손가락이 알아서 움직였다. 질근한 쾌감에 허리를 당겼고, 다른 손으로 정신없이 눈앞에 보이는 다른남자의 바지를 풀어헤쳤다. 그때 그 손을 다른손이 붙잡더니 뿌리쳤다. 왜 방해를 하는거지, 왜, 안타까움에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고, 다시 뭐라고 했는지 모를 애원의 말이 새어나왔다. 빨리, 해주지 않으면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몸안이 산산조각 날거같았다. . 이정도론 부족했다. 이정도론. 좀더. . 안타까움에 움찔거리며, 애원했다.
귓가에서 익숙한듯한 익숙치않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엎드려. 그 말에 복종했다. 몸을 뒤집어서 엎드린채 들이대자, 잠시후 원하던것이 들어왔다. 영원히 물고 있길 원할만큼의 쾌감에 온몸이 뒤흔들렸다. 입에서 이상한 사람의 목소리가 나왔다. 허리를 단단히 잡히고, 곧이어 정신을 놓아버릴정도로 치고들어왔다. 몸 안쪽이 뽑혀나가듯 강한 충격과 그만큼의 쾌감, 고통이 한꺼번에 몰려왔고, 뇌가 지글지글 타들어갈듯 아파왔다. 쾌감으로 죽을수도 있다, 그런걸 느끼고 비명인지 애원인지 모를 소리를 냈다.
놓아줄 기미가 없이 뒤흔들던 것이 안에서 뜨거운걸 쏟아냈고 그 감각에 한번더 몸이 떨려왔다. 눈앞에서 불빛이 깜박거리는듯 했다. 소리도 못내고 인간의 것이 아닌 쾌감에 절정을 맛본후, 그제야 만족하여 사그라든 욕망 이후 의식이 멀어졌다.
하기 싫다는데 하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하는걸 알게된 기분은 최악이었다. 그런 표정조차 볼수가 없어서, 얼굴을 안보고 하는게 그나마 최선이었다. 그래도 하반신은 빌어먹게 솔직했다. 몇번 더 하고 나서야, 약의 기운이 떨어진건지 아니면 체력이 떨어진건지, 히무로가 조용해졌다. 아까전에 귀에 들어온말들은, 전부 지워버리고 싶었다.
안에서 자기것을 빼자, 아직도 벌어진채 움찔거리고 있던 입구에서 하얀 액이 넘쳐 흘러내렸다. 혼절한건지 숨소리가 약했다. 눈도 반쯤 뜬 상태였다. 그 눈을 다시 감겨주고, 어깨에 짊어진채 침실쪽으로 들어가서 눕혀줬다. 얼굴에 귀를 대서 숨을 쉬고있다는걸 확인했지만, 불안했다. 최소한 3가지이상의 약을 혼제해서 먹었다. 소량이라 해도, 쇼크로 심폐기능이 멈춰버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게다가 마구잡이로 몸을 움직였으니 부러지거나 삐긋한 곳도 분명히 있었다. 도저히, 사람 대접을 했다고 생각할수 없는 약물투여였다. 그것도 키세의 손에 의해서.
문을 박차고 나가서 조직원을 잡고 위치를 묻자, 지하에 있을거라고 대답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전에 없을만큼 흉흉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지하에 들어갈때 험악한 기세에 조직원들이 긴장한듯 했고, 사람이 줄었는지 아님 고의로 내보냈는지 한산한 도박장의 룰렛 옆에 키세가 서있었다. 일단 다가가서, 멱살을 잡았다. 키세는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예상했던건지 애살좋게 웃었다.
변명해봐, 딱 한번만 더 들어볼테니까. ....알겠슴다. 쿠로콧치에 관해 물어보기 위해서, 였슴다. 거기까지 들은후 그대로 들어올려서 룰렛위로 처박았다. 무라사키바라 만큼은 아니라도 상당한 거구인 키세가 위에 던져지자 테이블과 기계가 비명을 질렀다. 지켜보던 딜러들도 약하게 소리질렀지만, 금방 움츠러들었다. 내가 안갔으면, 무슨짓 할려고 했어? ..뭐, 자백제로 알고있는거 전부 빼내기만 할 생각이었음다. 진짜로요. 그럼, 그 이상한건 뭐야? 그런 증상을 보이는 거, 들어본적도 없어. 그것도 써서, 어쩔 생각이었어? ..무라사킷치 정부에게 내가 손을댈 일은 없슴다. 취향이 아니라서요. 뭐, 다른놈한테 시킬려고 했죠. 더 못들어줄 말에 다시 멱살을 잡고 들어올렸다. 키세도 얼굴에서 웃음기가 없어졌다.
아오미넷치가, 그 서류를봤슴다. 나한테 보여주며 묻더군요. 왜 무라사킷치가 카가미 타이가란 남자를 찾는지. 아오미넷치는 독자적으로 그 남자를 찾을 생각임다. 즉, 더이상 무라사킷치와 그 정부사이의 문제가 아니게 된검다. 쿠로콧치에 대한 단서인 이상, 절대 가만 놔두지 않을겁니다. .... 어디 있는지 모르니까, 찾아달라고 한거잖아. 물어서 나올게 뭐가있다고! 그치만 헤어지기 전에 무언가 들었을지도 모르죠. 나도 쿠로콧치의 과거는 전혀 모르니까, 어디서 어떤 접점이 있는지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바닥까지 파헤칠겁니다. ...나한테 싸움까지 걸면서? 무라사킷치 모르게 할 작정이었는데, 미안하게 됐슴다. 후유증 없을만큼 양조절 했으니, 내일이면 멀쩡해질겁니다. 마치 여러번 써봤다는 말투였다.
키세의 멱살을 잡았던 손을 놨다. 대신 옆에있는 머신을 온힘을 다해 걷어차 날렸다. 기계가 고물로 변했고 그걸 지켜보던 사람들이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뒤돌아서 걸어나가는 무라사키바라의 등을향해, 키세가 다시 말했다. 시간 들여서 손에 넣으려다간, 놓쳐버릴수 있슴다. 아까같은 방법이, 훨씬더 효율적이지 않았슴까? 그 말에 다시 뒤를 돌아봤다. 키세의 눈빛은, 이상할정도로 냉혹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다시는 놓치지 않을겁니다. 무라사킷치도, 원하면 더 구해다줄테니까 어디한번 잘해보십쇼.
분명히 걸어 잠궜을 히무로의 방문을 키세가 벌컥 열고 들어온걸 생각하면, 스페어키 쯤은 쉽게 손에 넣었을것이다. 아직 혼절한 히무로를 끌어안은채 다시 무라사키바라의 방으로 옳겼다. 소파는 어제 바꿔놨다. 클리닝한 깨끗한 시트위에 히무로를 눕힌 후, 문을 닫고 소파위에 털썩 드러누워서 천장을 노려봤다. 곧 저녁시간이지만, 속이 끓어올라서 먹을마음은 들지않았다.
쿠로코 테츠야. 키세는 아오미네때문에 들어온지라, 아오미네의 파트너로 있는 쿠로코를 못마땅해했었다. 대놓고 삐죽거리는것도 봤었다. 같은 나이이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욱 맘에 안들어하는것 같았다. 그런데 얼마후 아오미네 만큼이나 쿠로코를 따르더니, 아주 열렬한 팬이 되어버렸다. 무라사키바라는 어릴때부터 친하던 미도리마와 아카시와 행동할때가 많아서 그 셋은 아카시의 명령만 잘들으면 상관없다고 느꼈기에, 세 사람이 어떤 감정교류를 주고받았는진 크게 관심이 없었다.
몇년전이더라, 쿠로코가 사라진게. 사이가 나쁘진 않았다. 사람을 죽이는것에 반발이 세서 무라사키바라의 작업방식과 충돌이 잦았지만 그거외엔 대체로 마음이 맞았다. 그런데 돌연 사라져버렸다. 아오미네는 말도 안하게 되었고 키세는 현실부정을 하는건지 계속 찾아다녔다. 계속, 몇년이고. 그리고 조금씩, 그리워하는 마음이 다른것으로 변질되어갔다. 우정이나 동료애로 부를수 없을 종류였다. 아카시는 딱히 쿠로코를 찾지 않았지만 키세가 쿠로코를 찾는걸 막지도 않았다. 무라사키바라도 그렇게 했다. 쿠로코를 다시 만나면, 뭐 해줄말은 별로 없었다. 오랫만?정도.
지금은, 만일 쿠로코를 찾게된다면 당장 붙잡아서 키세앞에 던져준다음 ,다시는 나타나지도 찾아오지도 말라고 해주고싶었다. 쿠로코를 찾는것때문에, 아주 조금 양호해질뻔 했던 히무로와의 관계수복이 더 엉망이 되버렸다. 설마 같은 조직원,그것도 나름 조언까지 해주던 키세가 뒤통수를 칠줄은 예상치못했다.... 아카시에게 보고하면 어떻게 될까. 무라사키바라와 특정인물과 계속 관계를 가지는것에 놀랄까, 그거때문에 조직내에 갈등을 빚는것에 혼날까, 아니면 이미 전부 다 알고있을까.
갑자기 늑골이 나간걸 떠올렸다. 아까전엔 흥분해서 고통이 마비되었지만, 떠오른 순간 숨을 쉴때마다 아파서 몸을 움츠렸다. 뼈가 나간건 진짜 오랫만이었다. 곧 아물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선반 구급상자에서 진통제를 꺼내 먹고 참기로 했다. 제대로 얻어맞은 얼굴도 욱신거렸지만, 이건 죄책감으로 치면 양호했다.
아오미네의 동향도 신경쓰였지만, 거기까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 동생을 찾게되면 죽이지말고 데려오라는것만 나중에 말하기로 하고, 다시한번 히무로를 확인했다. 여전히 죽은듯 자고있었다. 가늘게 숨소리가 들려서 안심하고 다시 문을 닫은다음 생각하는것도 싫어져서 이른 잠을 청했다. 누군가 허락도 없이 문을열고 들어오면, 분풀이로 죽여버리기로 했다. 키세도 그걸 알테니 방문을 여는건 부하에게 시킬거니 별 문제는 없겠지. 그렇게 눈을 감았고, 생각보다 아까전의 싸움과 섹스가 엄청나게 에너지를 잡아먹은지라, 진통제 효과도 있고해서 빨리 잠에 빠졌다.
다음날 눈을 떴을땐 어스름한 새벽이었다 일어나자마자 문을 확인하고, 방문을 열어서 히무로를 확인했다. 계속 자는것처럼 보였지만, 다가가서 얼굴을 확인했다. 단 하루사이에 시체처럼 얼굴이 창백해져서, 놀래서 가슴쪽에 귀를 댔지만, 다행히도 살아있었다. 한도의 한숨을 푹 내쉬고 나니 어제 다친곳이 아파왔다. 히무로는 더 다쳤을터.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밖에서 보초를 서다가 조는 부하를 깨워선 몇번 충치때문에 찾아갔던 야매의사를 불러오게 시켰다. 새벽이지만 돈을 얹어주면 올것이다. 부하가 후다닥 뛰어나간후, 다시 히무로의 옆에 앉아서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그리고 다시,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
좋아했는데. 그 단어가 떠오른순간 부러진 늑골이 다시 콱콱 쑤셔왔다. 아니,위치가 조금 다른가. 더 가는것으로 찌르는듯한 통증이었다. 환각제와 같이 자백제에 취한 상태에선 거짓말을 못한다. 아무리 오래 숨겨온 비밀이라도 전부 털어놓게 만든다. 무라사키바라는 딱히 물은것 없었지만 히무로가 혼자서 횡설수설 쌓인것을 용해시키듯 밖으로 토해낸 흔적이 뇌리에 강하게 남아버렸다. 좋아했는데, 내가 미쳤지..... 누구에게 한 말일까. 설마 그것이 자기를 향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것만으로도 머리가 이상해져서 밖으로 뛰어내리고싶어질 정도라, 그대로 머리를 벽에 박았다. 쾅,하고 울렸지만 아프진 않았다. 히무로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며칠전에 느꼈던 미안함과 비교도 되지않을정도의 강한 죄책감이,숨을 쉴때마다 폐부를 쑤시듯 타고올라왔다. 여태 사용했던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수 없는 기분이었다. 머리가 쾅쾅 울렸고 속이 메스꺼워졌다. 손을 쥐락펴락 할때마다 후회가 혈관을 타고 흐르는듯했다. 참으려고 이를 악물고 악물었지만, 결국 눈물샘에 남아있던 액체가 한줌의 가치도 없는 고통을 머금고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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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한 부분은 다소 수정+삭제를 했습니다. 원래는 좀 그런부분 있었습니다...는 내취향
글 안쓰고 뭐하니? 싶어서, 스톡분량 다시 올렸습니다.
오로지 히무로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괴로워하고 무라사키바라도 정신적으로 괴로워하게 만들어주겠어~하는 ㅎ 그런썰 ㅎㅎ
시작부터 어긋난 관계로 진행되어가는 그래서 점점 삐뚤어지는, 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그런 질척함에 좋아하는 시대상황과 조직관계가 나오는 그런거에 히무로가 선량한 시민인게 보고싶어~ 하다가...음..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아직 많이 남았스요 나도 믿겨지지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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