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옳긴것
-미완결. 썰
-자빙. 마피아 AU입니다. 무라사키바라 및 키세키가 마피아, 히무로는 어딘지 수상한 카페 주인 설정.
-연령은 20대입니다
-시대배경은 대략 세계대공황 이후. 20세기 후반
-미쿡...일까나.
+폭력,유혈,강제 묘사 나옵니다.
++너무 오래 끄는것 같아서 걍 공개합니다....
3.
히무로가 눈을 떴을때 처음본것은 익숙한 천장이었다. 카페 2층의 다락방을 개조해서 침대와 옷장만 들여놓은 개인공간의 천장과 얼룩진 조명이 눈에 들어왔고, 의식을 차림과 동시에 격렬한 아픔이 전신을 꿰뚫는듯 했다. 살아있는게 원망스러울정도의 고통에 제대로 몸부림칠수도 없었다. 간신히 몸을 일으키자, 일단 자기가 옷을 입고있는걸 깨달았다. 옷이랄까, 너무 커서 소매가 손끝까지 덮을정도였다. 머리가 아픈것보다 몸의 아픔이 너무 심해서, 침대 머리맡에 있는 작은 테이블위의 물건에 눈이간건 한참 뒤였다. 아픈걸 어떻게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몸을 일으켜 바닥에 발을 닿자마자 휘청하고 주저앉을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눈높이의 물건이 들어왔다. 종이봉투였고, 될대로 되란 심정으로 바닥에 털자 약병이 두세개 굴러나왔다. 진통제 종류였고, 생각할 여유도 없이 입안에 털어넣었다. 그렇게 숨을 고르며 있자 잠시후에 고통이 둔해졌다. 즉효성인듯 머리마저 살짝 어질했다. 그래도 하반신의 그쪽의 아픔이 덜해지자 겨우 머리를 굴릴수 있었다.
그러니까....... 생각을 하던 히무로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쏟아져내렸다. 아픔,분노,수치심,절망,배신감 등등이 한꺼번에 치솟아오른것이다.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도 못내고 한참을 울고나자, 자기가 입고있는것이 눈에 들어왔다. 가지고있던 옷이 아니다. 게다가 사이즈도......순간 전신에 소름이 끼친듯, 입고있던 티를 찢어낼 기세로 벗어던졌다. 저 멀리 날아간 옷을 황망히 쳐다보다가 자신의 맨몸으로 시선을 돌리자, 차라리 입고있을걸이란 생각이 들었다. 엉망이었다. 보고싶지 않는 잔상에 다시 눈물이 치솟았고, 다른 옷을 입으러 발걸음을 옳길 기력도 없었다. 진통제를 몇알 더 털어서 넣고, 침대에 몸을 밀어넣고, 차라리 악몽이길 바라며 약에 의존해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깨어났을때 창밖은 환했다. 왜 깨어났는지 생각해보다가 고통을 느꼈다. 아파서 깨어난거다, 손을 뻗어 머리맡의 약병의 뚜껑을 열고 다시 진통제를 입안에 넣었다. 그때 새로운 종이봉투가 늘어나있는걸 보았다. 내용물을 열자, 상처에 바르는듯한 연고통이 있었다. 누가 보낸걸까. 사실, 한사람 외엔 없었다.
순간 통째로 내팽겨칠뻔 했지만- 한참을 쥐고 있다가, 결국 사용하기로 했다. 만일 눈앞에서 건네받았다면- 대화고 뭐고 시선도 마주칠수 없었을거다. 몸에 손을 대는순간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그걸 미리 알고 자고있을때 건네준건가. 아츠시, 하고 입안에서 이름을 굴려봤다. 유순하게 처진 눈매와 선이 굵은 턱선이 떠올랐다. 입에 언제나 먹을걸 달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는 순간 어떻게 되버릴거 같아서, 몸을 일으키고 옷을 챙겨입었다. 문은 열려있었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계단을 내려가자 평소와 변함없는 자기의 가게가 보인다. 가게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심지어 부서졌던 의자파편이나 깨진조각도 없었다. 바깥문에는 'close'가 걸려있었다. 새벽녘인듯, 약간 어슴푸레하고 오가는 사람은 없었다.
몸의 아픔과 기억만 빼면- 표면적으로 유지했던 평온한 일상이었다. 진통제의 기운때문에 어질어질한 머리를 가다듬고자 주전자에 물을 올리고 커피를 내렸다. 한모금 마셨지만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그날도 하루종일 문을 열지 않은채 잠들었다.
다음날-약 나흘째에,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자 그제야 이상함을 느꼈다. 예의- 조직의 남자가, 일주일에 두세번은 심부름꾼을 보내서 자기가 경영하는 모텔이나 매춘굴로 불러내곤 했는데, 문이 닫혀서 실망하고 돌아가는 손님들 외엔 아무도 문을 두드리질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오면 좋은거고, 몸의 통증도 진통제를 빌리면 움직일만큼 되서, 자영업자의 비애를 느끼며 그날 오후에 카페를 개업했다. 금세 몇명의 여자손님들이 들어왔고, 안색이 안좋은 히무로를 보고 걱정하는 말을 했다. 며칠 앓아서요, 이제 괜찮습니다, 자동적인 미소를 지으며 차를 내렸다. 오랫만에 열어서 사람들이 제법 많았고, 오는 사람마다에게 걱정의 말을 듣자 조금은 기운이 났다. 그렇게 부산하게 오후를 보내고 브레이크 타임이 되어 잠깐 쉬면서 허브티를 내려서 마실때 누군가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미소를 띄며 뒤돌아본 표정이 그대로 경직되었다.
무라사키바라가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며 문을 넘어 들어온것이다. 오랫만에 보는 얼굴에 변함은 없었고- 오히려, 나흘전에 있었던 일이 전부 허상인듯, 예의 유순한 처진눈매가 태연하게 이쪽을 보고있었다. 먼저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안녕, 몸은 괜찮아? 같은 뻔뻔한 소리를 하며 안내도 안받고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와선, 자주 앉던 자리에 털썩하고 앉는걸 보면, 정말 그때일이 꿈처럼 느껴졌다. 꿈이 아님은 아직도 남아있는 통증과 상처로 알고있었지만, 너무나도 변함없는 태도에- 현기증마저 느껴졌다. 무로칭, 나 그거랑 아무거나 마실거좀. 태연하게 주문도 한다. 순간, 들고있는 유리잔을 던져서 명중시키면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남들의 배는 있는 투쟁심과 자존심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듯했다. 단순히 치고받는 폭력이라면 받을수 있다. 하지만 그런건- 얼어버린 미소를 띈채 경직되있는 히무로를 쳐다보면서, 무라사키바라는 턱을 긁었다. 말없이 서로 쳐다보고 있었고, 이윽고 히무로의 뇌기능이 움직인듯, 손을 움직여서 천장에 있는 자주먹던 쿠키를 꺼냈다. 그리고 마시던 티와 같은 종류의 것을 찻잔에 대충 담고, 아까 쓴 주전자와 같이 쟁반에 받친후 걸음을 옳겼다. 몇걸음 되지않는 거리였지만, 뇌속이 텅 빈듯했다. 간신히 트레이를 테이블에 올려놓자, 무라사키바라는 잘먹겠습니다~하고 쿠키를 오독오독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 쟁반을 노려보고있는 히무로를 올려다보더니, 혹시 쿠키에 독이라도 넣었어?하고 물었다.
협박하는건가?아니면, 자만하는건가? 고개를 들고 무라사키바라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 기색은 읽을 수 없었다. 아니, 처음부터 이 덩치큰 남자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행동을 단순하게 해서 복잡하지 않은듯 했지만, 겉으로 보이는것 외엔 아무것도 알수없는 남자였다. 마피아씩이나 되니, 그런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바싹 마른 입술을 움직였다. 독은 안넣었지만, 유통기한은 지났을걸. 에- 뭐 상관없어. 그거가지곤 안죽어. 그리고 남은걸 마저 입안에 털어넣고 씹더니 차를 마시고 꿀꺽하고 삼켰다. 아,잘먹었습니다~ 말투도 평소대로다. 정말 이게 그때와 동일인물일까. 테이블에 올린 손으로 몸을 지탱하는듯한 비현실감에, 차라리 빨리 눈앞에서 사라지길 기다리는 와중에 무라사키바라가 코트 안쪽을 뒤지더니 갈색 종이봉투를 꺼냈다. 서류용으로 보낼법한 큰거였다. 그리고, 자, 하고 히무로에게 건냈다. 눈앞에 들이대진 낯선물건에 눈만 껌벅이자, 받아, 당신이 원하던거.하고 여전히 변함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기계적으로 봉투를 받아, 입구를 열자 서류같은게 몇장 보였다. 테이블에 쏟아내자 한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성인남자 대여섯명이 제각각 공사장비같은걸 어깨에 진채 V를 하거나 피스를 하거나 윙크를 하는등, 사이좋게 모여서 찍은 사진이었다. 흑백이었지만 인물인식은 가능했다. 그중 한 남자의 얼굴이, 유달리 낯이 익었다. 환하게 웃고 있었고, 유달리 지저분해보였다. 그 남자의 벗은 상반신 위에 반짝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목에 걸려있는, 반지였다.
사진속 인물의 모습에, 눈을 크게 뜨고 타이가,라고 부르는 히무로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무라사키바라는 조금 재미없어졌다. 이걸 찾는다고 미도리마를 쪼아대고 아카시에게 징징거린걸 생각하면, 조금 더 좋아하는 표정을 지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히무로의 표정은 미소는커녕, 울기 직전까지 일그러졌다. 금세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카가미 타이가, 3년전까지 A시의 형무소에서 복역, 경찰에 행패?같은거때문에 3개월정도 있다가 출소해서 공사장에서 6개월간 일하고, 연락처를 밝히지 않은채 떠났다-고 되어있어. 그 뒤의 행방은 아직 조사중. A시에 나타나기 전까지의 행방은 불명. 이정도야,당신 남동생에 관한건. 그러니까 언제든 죽일수있다는 협박에 넘어간 당신이 바보지. 과자를 부탁할때와 같은 어조로 그렇게 말하고, 봉투에서 나온 서류를 집어들어서 펄럭거렸다. 경찰조서. 히무로는 사진만을 계속 뚫어지게 쳐다봤다. 기억속의 얼굴이, 많이 남자다워졌다. 이게 3년전 사진이라면 지금은 더 자라있겠지. 상상이 되는듯 하면서도 안되는 모습에 저도모르게 희미한 미소가 입가에 걸린걸 자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돌연 무라사키바라가 거칠게 일어서자, 그제야 움찔하고 고개를 들었다.
저번에 한 만큼은 해줬어. 다음에 또 올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휙 뒤돌아서서 나가는 모습에, '저번에'란 단어가 조금 뒤늦게 머리에 들어서자 절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버렸다. '다음에'온다는건, 역시 그것일까. 정보값으로 몸을 파는거나 마찬가지다. 그런생각에 쓴물이 올라왔지만, 저번의 조직과 다르게 겨우 3~4일만에 사진과 과거를 찾아내준것엔 놀랐다. 역시 조직의 차이인것일까. 아니면...'대가'만큼인가. 무라사키바라가 먹고 떠난자리를 치우지도 않고, 사진만을 든채 히무로는 그대로 2층으로 올라왔다. 서늘해진 방의 옷장을 열고, 그 밑의 작은 상자를 열자 희미한 은빛이 반짝거렸다. 사진속의 남자가 걸고있는것과 똑같은 그 반지를, 한참을 쳐다보다가, 다시 목에 걸었다.
다음날 첫손님은 좀처럼 볼수없는 드문 손님이었다. 경찰제복을 입은 키 큰 남자와, 마찬가지로 경찰옷을 입었고 자기보다 약간 키가 작은 남자 둘이 들어온것이다. 덩치 큰 남자는 사람좋게 웃고있었고, 작은 남자는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뭔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경찰에 켕기는건 없지만-오히려 신고해야할건 있지만- 조금 불편해서, 무슨일인지 묻자 키큰 남자가 쾌활하게 대답했다.
생강차 두잔주세요! 그리고 자리에 앉자 안경낀 남자가 등을 후려쳤다. 쉬러온게 아니라 일하러 온거잖아 멍청아! 둘은 많이 친한 동료로 보였다. 남자가 아하하,하고 웃더니 다시 일어나서 히무로에게 손을 내밀었다. 세이린 경찰서장 키요시입니다. 생강차 두잔 주세요. 손을 잡으려다가 직함을 듣고 순간 잘못들었나?했다. 옆에 있던 남자는 인상을 쓰더니, 반장 휴가다, 하곤 결국 자리에 앉았다. 순경도 아닌 사람들이 갑자기 이런 카페에 들이닥친것에 고민하다가, 생강차는 없는데요,라 대답해줬다. 결국 카페인이 없는 진한 후르츠티를 내주자, 키요시가 마시는동안 휴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여기가 테이코 조직의 녀석이 자주 드나드는곳이라 들었는데, 뭔가 들은건 없나? 테이코,란 이름이 익숙하지 않아서 ??한 표정으로 있자, 키요시가 '모르고 있었다니까, 분명'하곤 다시 차를 홀짝거렸다. 휴가가 인상을 쓰며 구시렁거리더니 얘기를 했다. 테이코와 모처의 B조직(거기서 히무로는 움찔함. 자기가 고생했던 곳이라)이 최근에 작은 분쟁이 생겼는데, 바로 그저께 조직이 하루만에 전멸한것. 조직 본부에 대놓고 싸움을 걸었는데 경찰이 출동하기도 전에 대부분의 조직원이 살해당했고, 그 다음날 하천에서 조직 보스의 시체가 발견됨. 산하의 건물과 수입원은 장부와 권리장이 통째로 사라졌고, 건물은 의도적으로 구석구석 불을 붙여서 전소시킴. 실행자는 평소 잘 움직이지않던 제일 큰 녀석 '한명'이었다고 한다. 살인방화혐의를 씌우려해도 '목격자 없잖아'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있었고 실재로 목격자는 다 죽었다. 그녀석이 평소에 이 가게에 자주 출몰한다고 들었는데, 2m좀 넘는녀석인데, 혹시 마피아인줄 몰랐던거냐. 여기까지 듣고 히무로는 진심으로 천장이 도는거같았음.
안색이 굳은걸 보고, 키요시가 '일단은 중간보스에요.평소엔 얌전한녀석인데, 돌면 제일 위험한 녀석이니까 여태까지처럼 몰랐던척 하세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주시고.생강차도 메뉴에 넣어주시구요.'하곤 명함을 놓고 잔돈도 놓고 밖으로 나가자, 휴가는 한번더 히무로를 쳐다보고 뒤따라 나갔음. 무슨일,은 이미 셀수도 없을만큼 생겨버렸다. 조금 더 빨리 알았으면.....그렇다한들 바뀌는게 있었을까. 경찰 둘이 떠난 문을 멍히 바라보다가, 목에 걸린 체인의 느낌에 반지를 한번 매만지고 다시 움직였다. 이 도시에 오기 전까지, 마피아같은 복잡한것과 얽히지 않으려고 조심했었다. 안좋은 일은 여태 몇번이나 있었지만- 대체 왜 자기에게 그러는지 이해가 안갔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회복은 빨랐다. 이 도시에 와서 생긴 안좋은 일에도 그럭저럭 자기를 지켜나갈수 있었다. 하지만,단 한명의 남자와 얽힌일때문에 모든것이 무너진 느낌이었다. 단순히 조직원이 아니라 간부였고, 혼자서 수십명을 살해할만큼의 위험한 남자였다. 무라사키바라의 사무실에 끌려갈때를 생각하고, 다시금 통증과 공포가 살아나는듯했다. 그리고 그날저녁, 가게를 마치고 문을 닫기 직전 무라사키바라가 불쑥 찾아왔다. 이곳에 들어올때는 앞뒤내용이 어떻든 늘 무심한 얼굴이었다. 어제와같은 충격은 적었지만, 역시 곧바로 반응하기가 어려웠다. 되도록이면 가까이 가고싶지 않았지만- 그쪽에서 성큼성큼 다가왔다. 한뼘정도의 거리만 남기고 붙어서서 내려다보는게 두려웠지만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쳤다.
못보던거네. 그말과 함께 손가락이 쇄골 밑에 걸려있는 체인을 들어올렸다. 옷깃 사이로 들어올려진 체인 끝에 달린 반지를 잠깐 보다가 이내 흥미를 잃고, 문 닫았으면 나하고 잠깐 나갈래? 라 말했다.
여기서 거절하면 그냥 놔줄까? 위협적이지 않은 분위기에 말투였지만,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 고개를 끄떡이자 먼저 뒤돌아서 나갔고, 히무로는 겉옷을 꺼내입고 따라나갔다. 해질녘이라 오가는 사람은 많았다. 뒤를 따라 걷고있었지만 어느샌가 나란히 걷고있었다. 일부러 보폭을 늦춘걸까. 낮에 경찰들이 왔다며? ..어떻게 알았어? 부하들이 보고올려놨거든. 어제부로 당신 집도 영역에 포함되었어. 보스한텐 말안했지만. 영역, 이란 말에, 난 마피아한테 자릿세나 보호세 낼 생각은 없는데.라 끊어 말하자 옆에서 하?하고 기가막힌듯 한톤높은 소리가 들렸다. 몰랐어? 당신 가게, B씨네 조직영역에 들어가있었어. 처음에 가게 자리를 빌렸을때 작성한 서류는 통째로 날조되었고.자릿세는 당신이 몸으로 낸거나 마찬가지고. 여태 몰랐어? 모르던 일이었음. 히무로는 자기가 모르는새에 작성되었을 서류의 내용을 상상하지 않으려애썼음. ..그럼, 왜 이번엔 너의 조직인거지? 그야 내가 권리증서 다 태웠으니까. 그 대답-거의 범죄 자수나 다름없는 대답에, 이걸 경찰들이 들었어야 했는데!란 생각에 고개를 흔들자 뒤이어 말했다. 지금은 당신이 내 정부같은거니까. 당연한거지. 다시 듣고싶지 않았던 단어에 고개를 확 들고 쏘아보자, 무라사키바라 또한 인상을 찌푸리며 사실이지뭐.라 대답했다. 언제까지 걸어야 하는걸까. 그런 생각이 들던 차에 팔을 붙잡혔고, 어느샌가 옆에는 검은 세단이 한대 서있었다. ....정부답게 타라는건가? 자학적인 조소를 띄고 중얼거리자, 무라사키바라가 짜증난듯 '그래'라 대답하고 문을 열었다.
차에 타고가는동안, 무라사키바라는 속으로 끊임없이 불평을 하고있었다. 평소 눈엣가시였던 경찰서장이 직접 출몰했다는걸 듣고, 사실은 낮에 근처까지 한번 왔었다. 하지만 밖에서 보기엔 별 이상도 없어보였고, 아무래도 '민간인'으로 통용되는 모양이라 돌아갔다. 조직원 살해와 방화는, 히무로를 만나러 오기 전에 직접 혼자서 했던거다. 아카시의 허락은 받았지만 '아오미네도 같이 가는게 좋지않겠나'라는 미도리마의 조언은 흘려듣고 혼자 쳐들어갔다. 평소 전면에 나서는 일이 적은만큼 바보취급당했고, 그자리에서 사람이 아니게 만들어줬다. 2층건물과 지하였지만 조직원은 20명정도 되었다. 오랫만의 실전이었지만 손쉬운-자기 기준으로-상대였고, 도망치는 놈들도 처리한후 남아있는 비서에게 보스의 은신장소를 다소 시간을 들여서 물었고 대답을 들은후 편하게 해줬다. 그리고 보스의 방과 책상을 전부 뒤져서, 히무로에 관한것을 모조리 빼낸다음 직접 불태웠다. 변태가 어지간히 취향에 들었는지 도촬뿐만 아니라 하여튼 여러가지가 있었다. 사진을 보다보니 불쾌함이 정점을 찍었고, 결국 구석구석 방방마다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방화에 취미는 없지만 그냥 더러운 쥐소굴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그렇게 태워버렸다. 경찰이 올때쯤 모습을 감췄고, 보스를 찾아가 친히 정수리에 인사를 해준다음 잘보이는곳에 버렸다. 반나절도 안걸렸다. 이걸 남들은 몇십명끼리 붙어서 싸우고 난리치고 체포당하고 그러는건가. 돌아온후 미도리마가 일을 너무 크게벌렸다고 잔소리를 잔뜩 했다. 전부 들어준다음 아카시에게 반납하자 아카시는 '요즘 스트레스 쌓였어?'라고만 묻고 넘어가주었다. 조직에 속해있던 모든 정보와 돈과 권리는 세금을 붙여서 미도리마에게 넘겼다. 히무로에 관한것만 빼고.
아카시에게 무언가를 숨길생각은 없었다. 구태여 말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을뿐이다. 히무로에 관한건 온전히 무라사키바라의 재량이었다. 자유롭게 놔줄수도, 끊임없이 속박할수도 있다. 행복해질수있게 도와줄수도 있고, 이이상 재기못할정도로 짓눌러버릴수도 있다. 그것에 방해가 되니까, 조직을 바닥까지 분해시켰을 뿐이다. 별로 어려운일도 아니었고. 히무로가 있는곳은,반평생 충성을 바쳐왔던 '테이코'의 밖에서 처음으로 만든 자기만의 '영역'이었다. 그리고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그것에 관해선 아직 생각하고있지 않았다.
히무로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채 계속 있었다. 어두워지는 거리에 시선을 보내며, 옆쪽은 쳐다볼기미도 없었다. 옆에 앉아있는 무라사키바라가 결국 심통난 목소리로 말했다. 키요시가 뭐라고 했어? 그 말에, 고개를 돌리지 않은채 니가 마피아라던데.라고 대답했다. 그것만 말했어? 위험하니까 모르는척 하랬어. 아,역시 키요시 기분나빠. 언젠가 짓눌러버릴거야. 그래서 당신은 뭐라고했어? 아무말도안했어. ..흐응. 그리고 대화가 끊어졌고, 한동안 이어지지 않았다. 한참을 차가 달린후 멈추자 무라사키바라가 먼저 내렸고, 뒤이어 히무로도 따라내렸다. 내린곳은- 평소에 묵을 생각도 못했던 고급호텔이었다. 복장이 빈약하면 응대도 해주지않는 비싼곳 앞에 놀라서 멍하게 있자, 무라사키바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미도칭이~그러니까 동료가, 일을 너무 크게쳤으니 멀리서 놀다가 오랬거든. 연락할때까지 꼼짝말고 있으라고. 잘못한것도 없는데. 당신이 좀 어울려줘. 그렇게 말하고 먼저 성큼성큼 들어갔고, 직원이 미리 대기하고 있었던듯 안내했다. 돈도 안들고와서 돌아갈방도도 없는지라 히무로도 어쩔수없이 발걸음을 옳겼지만, 직원이 저지했다. 아, 걔 내 일행- 들여보내- 앞서간 무라가 그렇게 말하자, 직원의 표정은 정중했지만 눈빛은 다소 무례할정도로 노골적으로 이상한빛을 띄었다. 조직에서 관리하는 곳일까. 떼어지지 않는 걸음을 옳겨 안에 들어가자 돈을 많이 처발랐구나 싶은 내부에 잠깐 압도당했다. 제법 사람이 많았고, 그 와중에도 머리 두개정도 위로 솟은 무라사키바라의 뒷모습은 눈에 잘 띄었다. 러프하게 입었지만 매우 고급품일 정장이 더욱더 위압적인 느낌을 냈다. 반면 히무로는 일할때 입는 ,어느쪽이냐면 직원옷과 가까운 복장이었다. 이래선 역으로 자기쪽에 눈에 띌거란 생각에 한숨을 쉬고, 이 뒤에 무슨일이 있을지에 관해 독을 삼키듯 각오를 하고 무라사키바라의 옆에 섰다. 둘이 간곳은 왜 이렇게까지 넓을필요가 있냐 싶을만큼의 스위트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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