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바스/썰

[자빙] 대화만 하는 자빙

후타리 2013. 3. 24. 11:51
눈물사탕이라고 핥으면 짠거 있어. 그거같아.
지지야,그런거 함부로 먹으면 안되....

1.

웃음이 무색할정도로 서글픈 인상이다. 내가하는말은 전부 웃어넘긴다. 그렇다고 표정근육이 고장난건 아니다. 화도 내고 성질도 부린다. 특히 화를 잘낸다. 근데 왜 내앞에선 그리도 슬그머니 웃고 넘기는걸까.
어쩌면 저 눈물점 때문이다.

레이저로 점 빼는 시술같은거 안해볼래?
내가 뭐가 부족해서 얼굴에 손을대겠어.
응 얼굴 이쁜거 알아. 좋아해.
그렇게 쉽게 좋다는말 하지마. 넌 과자도 초콜릿도 밥도 좋아하잖아.
그거처럼 좋아하는게 뭐가 나빠. 정말 좋아하는건데.
기대하게 되잖아.
음~그럼,이렇게 말할게. 살아가는데 빼놓을수없는 필수영양소만큼이나 무로칭을 좋아해~
평생 밥해달라는 소리처럼 들리는데....

2.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어.
에 뭐야그게......그럼 날 좋아하는것고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거야?

그게 뭐가 나쁜데.
우와 이거 복수?난 확실하게 이유가 있다고
말하면 화낼거같아서. 나도 좋아해. 그것만 알아둬.
무로칭 나보다 공부 못하면서 무슨소리야 문법의 지시대명사와 의문법도 구분못하면서 나한테 알아두란 말같은거 하지마. 불쌍하니까.
난 누구이게 불쌍하단 말 듣기싫어.
그래보여. 그럼 확실히 말해줄까? 남동생한테 져버린 불쌍한 무로칭.
패버린다.
응 패봐. 무로칭은 농구가 아니라 격투기 배웠어도 잘했을거같아. 손이 정확하게 매우니까.
나참......
무로칭 답답하게 구는거 짜증나는데 그정도는 인간적인거니까 내가 봐줘야지. 무로칭은 한가지맛밖에 없으니까 맘에드는것만 취사선택할수가 없는걸.
내가 무슨말을 해야,너의 그 자비없는 지적을 멈춰줄까.
그냥 하고싶은말 다 해버려. 한귀로 흘려줄게. 난 이제와서 상처받거나 그런거 없거든. 무로칭 좋아해.

3.

난 물고기는 생선구이정식이랑 금붕어낚기말곤 관심이없는데,무로칭보면 떠오르는 물고기가 있어.
뭔데?설마 고등어느 삼치는 아니겠지.
맛있어서 좋아하긴해. 근데 무로칭은 열대어 같아.
열대어?그건또 무슨...
상어나 청새치같은거 상상했어? 나 물고기 움직이는거 보고 와 이쁘다,한거 열대어가 첨이었어. 작고 화려하고 계속 움직이는거. 근데,무로칭은 베타같아.
베타?
물고기들 수족관에 넣어서 여러마리 같이 놀던데,작은 컵에 한마리만 둥둥 떠있더라. 그래서,왜 얘는 혼자있어?하고 물으니까,둘이 있음 죽을때까지 싸워서 그렇다고.
...너안의 나 이미지는 어떤거니.
되게 파랗게,꼬리도 길고,무늬도 화려하고. 진짜 이뻤어. 꼬리가 여자애들 치마자락 같았어. 근데 둘이 있으면 그렇게까지 사납게 싸운대. 수컷끼리. 원래 싸움붙여서 돈거는 용으로 키웠다는데,개량한거래.
그래서 어디가 날 닮았다는거야?
잘 안죽는데. 물이 더러워도,수온이 낮아져도,먹이를 안주고 친구도 없어도 하여튼 안죽는데. 죽지않고 계속 살아있데 몇개월이나.
끈질기구나.
아가미가 아니라 폐호흡을 한다나 기억은 안나는데 여튼 어디서 키워도 안죽는다네. 안죽을뿐인 정도갰지만.
그래서,어디가.
더러운곳에서 안죽는다고 계속 거기있을 필요는 없잖아?충분히 깨끗한 물에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줄수 있는데, 안죽으니까 괜찮은거라고 착각해서 천천히 죽어가게 만드는거. 그만해도 되잖아. 그만 거기서 내보내줘도 되는데.
...뭐를 말이야.

무로칭 자기자신말야.

4.

그냥 끝이 보여. 어릴때부터 그랬어. 조금더 미룰수있지 않을까 열심히 해왔을뿐이야. 근데,드디어 눈앞으로 다가왔어. 넘을수 없는 벽이란 것이.
멀리서 보일땐,그렇게나 다가오는게두려웠는데. 가까이 오면 모든게 끝날거 같았는데, 더이상 아무것도 필요없을거 같았는데.
막상 눈앞에 닥쳐오니까,차라리 오랫동안 이걸 기다려왔다는 느낌이 들어.
스스로 포기하는게 아닌 현실을 핑계로 포기할수 있다는거?
.....아츠시는 정말,잔인하네. 일말의 자비도 없이 그렇게 말할수있는게 굉장하다고 생각해. 패주고싶지만.
나도 가끔 무로칭 패주고 싶어. 그래서,기다려왔던 순간을 눈앞에 둔 감상은?

좋아해,아츠시. 같이 여행이나 갈까?
우와..............

5.

어째서 사랑의 종착이자 행복의 정점이 결혼이라고 생각하는걸까.
글쎄.
아직도 결혼, 하면 남녀가 정상적으로 아이를 생산해서 키우는거라는 의식이 깔려있지. 그럴때마다, 결혼이라는게 싫어져.
그런가.
난 게이고 여자는 연애대상이 아니지만, 아마 임신은 시킬수 있을거야. 그럼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건가.
저질발언~
딱히 아이가 싫은건 아니지만 키우고싶다는 생각은 안들어. 비겁한건가.
아니,애초에 아이를 안 만들면 키울의무도 없는거잖아?
남자끼리 결혼이 가능한 사회라면, 결혼한 부부에게 사회가 요구하는게 무엇이 될까.
세금?
....그런가.세금인가..... 난 아츠시가 많이 좋지만 결혼하고싶다는 생각은 안들어. 이건 아직도 내가 고정관념에 얽매여서 사고가 유연하지 않은걸까.
나도 무로칭이랑 결혼하기싫어~ 누가 밥하고 청소해~?왠지 내가 다 할거같잖아.
꼭 한쪽이 밥이랑 청소를 해야한다는 사고방식이야말로 구시대적인거 아냐?
무로칭에게 맡겼다간 엉망이 될거같아. 역시 내가 해야할듯... 혼인신고서 가져와서 한번 써볼래?제출은 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