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빙/무라히무 마피아 AU [dead tree] -15-
옳긴것
-미완결. 썰
-자빙. 마피아 AU입니다. 무라사키바라 및 키세키가 마피아, 히무로는 어딘지 수상한 카페 주인 설정.
-연령은 20대입니다
-시대배경은 대략 세계대공황 이후. 20세기 후반
-미쿡...일까나.
+폭력,유혈,강제 묘사 나옵니다. 히무로를 많이 힘들게 합니다.
++너무 오래 끄는것 같아서 걍 공개합니다....
+++ 키요시 등장.
옛날에 꿈이 있었고, 어느쪽이냐면 이런현실이 있을거라곤 생각도못한 방향의 꿈이었다. 그랬는데, 감상적이게도 정말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렸다. 얼음이 녹으면 물이라도 남는데, 물거품은 사라진후 찌꺼기도 남지 않는다. 그럼 지금 자기의 몸은 찌꺼기뿐인걸까.
'자기가 무슨말을 하는지 아는거야?'
어리석은 짓을 했다는 자각은 있다. 스스로 내뱉은 말의 무게도, 그로인해 일어날 지나치게 생생할 앞으로의 일도. 하지만 말을 내뱉은순간 자신의 책임이 되버렸고, 그 책임이 어떤의미인지 깊게 생각할틈도 없이 어거지로 몸의 틈새에 밀어넣어서 자물쇠를 채웠다.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순간이 오는게 두려워서 막무가내로 거부하였고, 방해물을 만들었다. 그 방해물의 이름이 이 남자였다.
'그래서?'
그냥- 혼자 누워있고싶지 않았다. 그 말이 하고싶었다. 하지만 그 말은 수없이 사이에 놓인 감정과 기억의 강을 거쳐서 전혀 다른말로 전달되버렸다. 누워서 생각에 빠지고싶지 않았다. 주고받았던 대화와 느낀감정과 생각한 결론들을 다시 조합해서 눈앞에 들이밀고 받아들이고싶지 않았다. 부정. 부정. 전부 부정형이다. 부정을 건너뛰기 위해 말도안되는 긍정을 만들어냈고 거기에 몸을 눕혔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원했던 데로- 잡다한 생각따위 머릿속에서 하얗게 타버릴정도의 자극과 고통으로 무슨일이 있었는지에 관해 생각을 안하고 사고를 멈출수 있었다. 몇번이고 받아들였던 육체의 아픔과 굴욕, 그것을 수반하는 기이한 감각에 발버둥치고 소리지르고 눈물을 흘리는것이 단어로 표현하기를 꺼려했던 감정의 대용품이 된듯했다. 머릿속에 낀 안개가 걷히면 분명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하겠지. 그런 생각만을 하다가, 그것이 끊어지고, 다시 이어졌다가, 완전히 블랙아웃이 되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고 현실을 인식한순간 묵직한 고통이 하반신에 전해져왔다. 일순 전신이 위축되었고, 가쁜 비명이 숨소리와함께 토해졌다. 그리고 그 소리에 깼는지, 옆에서 자고있던 무라사키바라가 고개를 이쪽으로 돌렸다.
흐응. 많이 아파? ..아,읏...흐윽, 대답할 여력도 없이 고통을 조절할려고 몸을 움츠리는 히무로의 등을 옆눈으로 보며, 무라사키바라는 다시 어제일을 회상했다. 잠들었던가,그 이후에. 넓디넓은 침대에 누군가가 같이 있는건 수개월전에 심심해서 콜걸을 부른 이후 첨이었다. 침대에 같이 있는게 히무로인게 썩 나쁘진않았다. 당사자야 어떤 생각이든간에. 팔을 들어올려서 이불속에서 몸을 말고있는 히무로의 등을 쓸어주자, 욕인지 신음인지 분간이안가는 소리가 났다. 기억속에 있던 벗었던 등보다 뼈가 도드라지는게 확실히 좀 말랐구나 싶어서 안쓰러움을 느꼈다.
아프면, 약 같은거라도 줄까? ....내놔. 오케이. 너무 수축시키면 몸살나니까 천천히 숨쉬고 있어. 그렇게말하고 이불밖으로 맨 다리를 뻗고 일어났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몸이라 조금 추웠지만 기분은 이상하게 가뿐했다. 그상태로 책장에 세워둔 상자를 들고 돌아와서 히무로의 머리맡에 내려놨다.
뭐가 진통제인진 모르겠는데 적당히 찾아봐. ......빌어먹을. 한껏 인상을 찌푸린채 얼굴을 들더니 한손으로 상자안을 뒤졌다. 무라사키바라는 그모습을 내려다보며, 뭔가 기묘함을 느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건 어제 차안에 히무로를 태웠을때부터 계속되었지만, 하여튼 뭔가 기이했다. 하루사이에 대체 뭔일이 일어났길래 이런 태도를 보이는걸까. 무라사키바라에게 딱히 나쁜건 없는 결과였지만, 다시 섹스할수 있어서 기분좋았다는 감상외에도 느낀바가 분명히 있었다.
히무로는 절대로, 무라사키바라와 섹스하는걸 좋아하지 않았다. 어제도 먼저 부채질을 했던주제에 막상 침대에 눕히니까 겁먹은얼굴을 하고 시선을 돌렸고 몸도 뻣뻣하게 손이 닿는걸 거부하는게 느껴졌다.반항은 안했으니 맘대로 다룰순 있었지만, 먼저 허리를 움직인다거나 하는 적극성은 없었다. 즉, 자포자기해서 몸을 내던진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주제에 무라사키바라에게도 옷을 벗으라 말하고, 콘돔까지 쓰라고 말하는등 요구는 다했다. 그 뒤에도 소리소리 지르고 손톱을 박고- 등이 계속 쓰렸다- 했으니, 도대체 진의를 알 수가 없었다. 진심,여자보다 복잡했다.
연분홍색 알약과 하얀색 알약을 세개정도 손에쥐고 입에 넣더니 삼키려고 애쓰는걸 보고 식탁위에 있던 물잔을 가져다 줬다. 한번 쳐다보더니 받아들이고 마셨다. 흘러넘친 물 한방울이 턱끝으로 흘렀고, 그것이 하얗게 보였다. 잠시후 온몸에 힘이 쭈욱 빠진듯, 웅크렸던 등을 펴고 숨을 천천히 내쉬는걸 확인했다. 맞는 약을 먹었나보다.계속 벗은채 서있는것도 그래서 입을걸 찾다보니, 침대 주변에 산산히 흩어진 옷가지가 보였다.
무로칭, 배 안고파? 대답이 없었다.
무로칭. 하고 다시 부르자, 대답인지 신음인지 알수없을 소리가 이불틈으로 새어나왔다. ....부탁한건, 이걸로 다 끝? 그 말에 대답없이 가만히 있다가, 그래,하고 말했다.
동생도 찾았고, 그럼 무로칭 다른곳으로 떠날거야? 아님 동생있는곳으로 갈생각? 마음에도 없는말이 술술 나왔다. 절대로 보내줄 생각따윈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물어봐야 했다.
.......걔는, 걔 나름대로의 생활이 있어. 내가 멋대로 끼어들 형편이 아니야. 그 대답에, 카가미 타이가가 결혼했다는 정보는 없었는데 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흐음. 형제간에 그런것도 따져야하나? 같이 살진않아도 근처에 있으면 되는거아냐? .......그럴지도,모르지. 그래도.... 갑자기 찾아가면, 민폐일거아냐. 거기에서 작게 수그러드는 목소리에, 이거인가,하는 짐작이 왔다.
동생과의 재회가 어땠는진 모르지만, 히무로가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짐작이 갔다.
동생한테, 형으로서 해줄수있는게 없다고 느낀거야?
그게 역린이었는지, 갑자기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어제의 흔적이 생생하게 남은 헐벗은 상체에서 이불이 흘러내렸고, 움푹 패였으면서도 낮은온도로 끓는듯한 눈빛의 히무로가 딱딱하게 굳은표정으로 부정의 의사를 밝혔다. 그런거 아냐. 그게 긍정으로 보여서, 무라사키바라는 잠시 창밖에 시선을 돌리고 다시 히무로를 쳐다봤다. 입술이 메말라보였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거 있어? 이런거저런거 다 해서 동생 만났으면 그냥 기뻐하면 될것이지, 그런거까지 따져서 행동해야해? 사이 좋았다며? 그 동생이, 안반가워했어? .....거기서 히무로가 입술을 깨물었다. ....엄청, 좋아했어. 하지만 걘..... 잘 살고 있다고. 지금의 내가 타이가 근처에 있으면, 불필요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타이가는, 나 없어도..... 잘 살고있었다고.
말해버렸다. 이 생각을 안하고자 어제 그렇게 몸을 던지듯 자학행위나 마찬가지인 섹스를 했는데, 한번 쏟아져나오기 시작한 말은 이미 완성되버린 결론을 매끄럽게 뱉어버렸다.
스스로 뱉어버린 말에 짓눌리는것은 어제부터 계속이었다. 말한순간 가슴밑에 있던 무언가가 빠져서, 숨을 쉴때마다 무언가 같이 빠져나오는듯 느껴졌다. 기어코 인정해버린 계속 부정하고싶던 생각의 결과를 들어버린 남자의 변함없는 표정을 쳐다보다가, 힘겹게 시선을 돌렸다.
...흐응, 그렇구나. 기복없는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차라리 경멸하는듯한 말투면 좋았을텐데. 차라리 다시 한번 기절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 몸을 지탱했던 매트리스가 크게 흔들거렸다. 무라사키바라가 그 거체를 침대위에 내던진거다. 옆에 다시 누운 무라사키바라가 꾸물꾸물 이불속으로 파고들더니, 한쪽팔로 턱을 괴고 빤히 올려다봤다. 다시 그 시선을 마주하던 히무로는, 도저히 읽을수 없는 그 눈빛에 무언가가 울컥 치밀어오르는걸 느꼈다. 그리고, 이미 날이 밝았고 더이상 자기를 힘들게 할 밤이 아니란걸 깨닫고 침대에서 벗어났다. 맨바닥에 발을 닫는순간 휘청했지만, 어제 콘돔을 해준 덕에 안쪽에 처리할게 없어서 걷기는 수월했다.
진통제 약빨이 떨어지기전에 돌아가서, 일상으로 돌아갈거다. 한동안 소홀히 한 가게도 다시 열어서 돈을 모아서 이 도시를 나갈거다. 그리고....그리고?
바닥에 구겨진채로 내던져진 옷을 주워입었다. 단추가 떨어져나간건, 일단 입고 돌아가서 갈아입기로 하고 떨어진 단추를 찾지도 않았다. 바느질같은거 할 자신도 없으니까. 유일하게 가지런히 접혀있는 코트가 지금 자기의 의지처럼 느껴졌다. 팔을 끼우고 신발을 신고 뒤도 안돌아보고 출입구를 찾아서 걸어나갔다. 그때 무라사키바라가 잠깐, 하고 부르더니 무언가를 던졌다.
반짝이는것을 무의식중에 붙잡자, 그건 자동차 키 였다. 투박하지 않고 잘 세공된, 대체 어떤 고급품에 쓰는건지 짐작도 안가는 차의 열쇠였다. 그걸 받아들고 고개를 돌려서 시선이 마주치자, 계속 누운상태인 무라사키바라가 손짓을 했다. 힘들면 타고가. ....이런거, 운전하다가 누구를 칠려고. 그렇게 말하고 열쇠를 다시 던지고, 문을 열고 나갔다. 쾅 닫히는 소리에 무라사키바라가 다시 한숨을 푹 내쉬었다
. ....태워다준다고 말할걸.
힘겹게 계단을 내려와서 새벽공기를 쐬고 나니 머리가 맑아짐과 동시에 허리아래의 통증이 조금더 크게 다가왔다. 한걸음 옳기고, 다시 한걸음 옳기자 막막해졌다. 어쩌지,이걸.
그때 옆에서 차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새카만- 경찰차가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천천히 멈춰섰다. 경찰? 유리창이 내려가고, 거기에서 기억에 있는 남자의 얼굴이 튀어나왔다. 안녕하십니까, 경찰서장 키요시입니다! ...아, 예..... 이남자는,경찰서장이다. 인적이 드문시간에 경찰서장이 몸소 돌아다니는건 어딘가 이상했다.
괜찮으면 타고가시겠습니까? 가게까지 데려다 드릴게요. 하하, 아침에 너무일찍 나왔더니 심심해서. 아..그럼,뭐.... 사실 걷는게 힘들었다. 경찰이니 수상한건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수락하자, 뒷문을 손짓했다. 경찰차엔 처음 타보지만- 문을 열고 시트에 앉자 둔한 고통이 척추를 타고올라왔다. 태연한척 관리했던 표정이 살짝 찡그려졌다가 얼른 돌아왔다. 백미러로 그걸 보던 키요시가, 어디 아프세요?하고 물었다. 아뇨,괜찮습니다. 아침부터 공무에 힘쓰느라 고생이많으시네요. 하하하, 뭐 그렇죠. 다들 너무 열심이라서 나까지 일해야 한다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차가 출발했다.
허리가 아프지만 도착할때까진 참기로하고 숨을 고르는데, 운전중이라 앞에 시선을 고정시킨 키요시가 백미러를 보지않고 말했다. 무라사키바라의 사무실이 이시간에 문을 여나요? 그녀석 한낮이 되야 나오던데.
표정관리.표정관리. 그 단어를 머릿속에서 되풀이했지만, 대체 뭐라고 말을해야할지 일순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서 몇초정도 대답을 못했다. 그 틈으로 키요시가 다시 말했다. 혹시나 마피아에게 부당한 협박을 받고계신거라면, 공무집행하겠습니다. 무라사키바라와 어떤 관계인가요?
백미러엔 여전히 온화한 표정으로 앞만 보는 키요시의 눈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코앞에 들이대져서 묻는듣한 그 기분에, 히무로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가게,단골이라서. 가게가 성황이라고 들었습니다. 최근엔 좀 관리가 안되보였지만, 그래도 거기 머핀 맛있었으니까요! 하하하,리코도 좋아하던데. 근데 마피아인걸 알고나서도 친하게 지내시는건가요? ...아니요,전혀. 흐음,그럼 이시간에 무슨일로 무라사키바라의 사무실에서 나오신건가요? 중요한 얘기라도 있었나요? ....과자 얘기...때문에. 과자요? 흐하하하하,맞다, 과자가게에서 엄청 사랑받는다고 들었는데, 흐음,과연, 밤새서 과자얘기 할만큼 열성적인 단골이라는건가. 그럼 그걸로 하죠! 그러고 여전히 변함없이 웃는 얼굴로 백미러를 통해 히무로와 눈이 마주쳤다.
이 사람은, 거물이다. 본능적으로 그런생각이 들었다. 나사빠진듯 웃는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예감이 들었다. 미소도 못띄고 경직되 있는데, 차체가 부드럽게 멈췄다. 도착했습니다. 공무에 협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무라뇨, 그럼.... 차에서 내려 차문을 쾅 밀어닫자, 키요시가 생강차 메뉴에 넣으셨길 바랍니다! 하고 유리창을 닫더니 출발했다.
화분의 잎이 시든걸 확인하고 구석으로 치운후, 그 밑에있던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서 다시 닫았다. 그리고 문앞에 못박힌듯, 꿈쩍못하고 서있다가 천천히 그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네, 여전히 죽었나 싶을때 돌아오는..... 후탈입니다.
비밀글은 일단 성인이신 분만 알려드리는데, 성인인증이 번거롭고 일일이 문의받기도 힘들고 그래서....
어쩌죠.....
1. 트위터로 컨텍- @ronanihut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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