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빙/무라히무 마피아 AU [dead tree] -7-
글 옳긴것
-미완결. 썰
-자빙. 마피아 AU입니다. 무라사키바라 및 키세키가 마피아, 히무로는 어딘지 수상한 카페 주인 설정.
-연령은 20대입니다
-시대배경은 대략 세계대공황 이후. 20세기 후반
-미쿡...일까나.
+폭력,유혈,강제 묘사 나옵니다.
++너무 오래 끄는것 같아서 걍 공개합니다....
+키세 나옴.
문을 소리나게 쾅 닫고, 아무리 그래도 문에다가 화풀이를 하면 정말로 미도리마에게 저격당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이성은 남아있는지라, 어차피 부서진 소파를 한번더 차주고 고개를 휙 돌려서 침실문을 노려봤다. 왜 거기서 나와서는.....하지만 그건 정말 분풀이인걸 스스로도 알고있었고, 히무로가 키세와 마주친것에 왜 이렇게 화가나는지는 몰랐지만 배고픈걸 우선해서 심호흡을 하고 화를 눌러참았다. 혈당치가 문제다. 히무로도 아까전에 배가고파서 그랬던걸지도 모른다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일부러 천천히 침실로 다가가 문을 콩콩 두드렸다.
무로칭? 밥먹어. 룸서비스 왔어. ...... 문너머로 작게, 안먹는다는 둥의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좀더 큰소리로 말했다. 힘들면 침대로 들고갈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문을 열려고 하자, 안에서 잠겨있는걸 알았다. 어라라. 몇번 돌리다가, 안 돌아가는 손잡이에 다시 짜증이 몰려왔고, 욱해서 발로 걷어찰려는 순간 문이 확 열렸다. 실내인데도 코트를 껴입고있는 히무로가, 짜증이 달해서 잔뜩 찡그린 무라사키바라와 눈이 마주치자 다시 긴장한듯 굳었다. 미,안...속이 안좋아.... 일부러, 잠근거 아냐....
명백하게, 무서워하고 있었다. 겉으로나마 유지하던 냉정한 얼굴이 완전히 부서져서, 무라사키바라에 대한 두려움과 폭력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어깨를 움츠리고 떨고있는 히무로의 모습에 무라사키바라는 잠시 할말을 잃었다.
히무로는 가벼운 패닉상태였다. 온몸이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힘도 안나는데, 무의식중으로 잠근 문이 거칠게 돌아가며 덜컹거리자 순간적으로 다시 화를내는 얼굴이 겹쳐 떠올랐고 급하게 뛰어나가서 문을 열자, 그토록 두려워했던 화난 얼굴이 서있었다. 다시 당한다,란 생각에 사고마저 정지되고, 스스로를 컨트롤할수가 없었다. 절로 몸이 떨렸다. 변명을 했지만 화난 얼굴은 그대로였다.
더이상 안된다. 정말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만이 끊임없이 반복되어서 주체할수가 없었다. 이쪽을 노려보는 시선이 흐릿해졌다. 다시 눈물이 나오는건가. 무라사키바라의 손이 얼굴로 다가왔다. 뒤로 피하려다가, 다리에 다시 힘이 빠져서 털썩 주저앉았다. 주저앉은채로, 떨리는 전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용서해줘,라고만 반복해서 중얼거렸다. 머릿속에 불이 깜박깜박 거리는듯했다. 어느샌가 호흡이 거칠어져 있었고, 숨이 막혀오는 느낌에 가슴팍을 쥐어뜯었다. 부서진다,그런 감각에 비명이 새어나왔다. 그때 양쪽 어깨에 손이 얹혔고, 몸부림치는것도 못하고 더욱 움츠러서 몸을 둥글게 말고 웅크린채 엎드려버렸다. 손대지마, 더이상 하지마, 살려줘, 용서해줘 등등을 중얼거리며, 결국 오열했다. 지켜왔던게 전부 산산조각나서 몸밖으로 새어나가듯,스스로가 어떤인간인지도 자각못하는 상태가 되버렸다. 대체 자기가 무엇을 잘못한걸까, 그런 의문이 두려움앞에 문질러 지워지고, 그토록 찾던 타이가의 얼굴마저도 지워져버렸다. 무라사키바라에 대한것만이 히무로를 지배하고 있었다.
제발 더이상 하지마,하는 비명에 당황한건 무라사키바라도 마찬가지였다. 설마 이정도 반응을 보일줄은 몰랐다. 완전히 정신이 무너진듯, 온몸으로 무라사키바라를 거부하는듯 웅크려있는 히무로를 진정시키려고 다시 어깨를 잡았지만, 전에 없을정도로 격하게 뿌리치고 몸을 뒤로 빼려고 했다. 거의 발광수준이었다. 바닥을 기듯 뒤로 물러나서, 눈물에 젖은 얼굴로 무라사키바라를 쳐다봤다. 눈의 초점이 맞지않고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마,하지마,안돼,그만해,하고 갈라진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차마 더 다가갈수가 없어서 손을 허공에 멈춘채 가만히 있자, 다시 고개를 숙인채 흐느꼈다.
물러나야한다. 진정시킬수가 없었다. 무라사키바라가 가까이 다가가는것만으로도 발작같이 몸을 떠는 모습을 더이상 볼수가 없어서, 결국 일어나서 문밖으로 나갔다.
......미안. 그렇게 한마디만 하고, 문을 닫았다. 닫은 문 너머에서 오열이 작아졌고, 상황에 휩쓸려서 무라사키바라도 잠시 멍하게 있었다.
문 앞에서 물러나서, 멍하게 서있다가, 키세가 가져온 식사 트레이를 쳐다봤다. 그걸 손으로 끌어서 침실 문 앞에 두고, 욕실 옆에 벗어둔 바지와 셔츠를 다시 껴입고 현관문을 열고 복도로 나서서 문을 닫았다.
최악이다. 뭐가 최악인진 모르겠지만, 기분이 그랬다. 계속 태연한척 뻔뻔한척 행동해서, 정말 그럴줄 알았다. 공황상태에 빠질정도로 자기를 두려워하고있다는게 의외로 강한 충격이었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서 컨디션난조와 겹쳐 패닉을 일으킨 히무로에게, 죄책감과 함께 다른감정도 치솟아 올라왔지만 그게 어떤 이름표를 붙였는진 알수가 없었다. 일단 진정할때까지 혼자 둬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무거운 걸음으로 복도를 걸어서 엘레베이터앞에 섰다. 문앞에 지키고 있던 조직원이 말로는 제지했지만, 무라사키바라의 심상찮은 기류를 감지했는지 얼른 물러나서 '나는 벽지와 동류입니다'란 자기주장을 펼치듯 가만히 있었다. 누군가가 시비라도 걸면 당장 오체분시를 해버릴 기세인 무라사키바라는, 꼭대기에서 일층까지 직통인 엘레베이터에 타고 내려가면서도 계속 히무로를 생각했다. 그렇게까지 무서워할건 없잖아!! 하는, 자기가 저지른 짓이 상대방에게 어느정도로 상처를 줬는지에 대한 자각은 여전히 희미한채였다. 일시적인 섹스 이상으로 누군가와 관계를 이어나간적이 없었다. 정부든 애인이든, 일시적인것의 반복이라고만 생각해왔다. 그런 제멋대로인 사고방식을 누군가에게 지적받긴 했지만, 깊이 새겨듣진 않았다.
땡, 하고 도착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오전의 로비는 체크아웃이 끝난지라 오가는 사람은 적었다. 프론트의 직원이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조직의 일원이었다.
혼란스러운것과 함께 다시 배고픔이 밀려와서, 눈으로 식당을 찾았다. 솔직히 복장이 영 아니었지만 신경쓸바가 아니었고, 식당을 찾아 걸음을 옳겼다. 브레이크 타임이면 뒤엎어 버릴거다. 그런생각을 하며 식당에 갔더니, 적지만 아직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안에 아까 본 얼굴이 있었다.
어,무라사킷치! 하고 손을 흔드는건 키세였다. 주변의 여직원들과 손님들이 자꾸만 흘금거리고 있었지만 신경안쓰듯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뭐라도 말할상대가 필요해서, 키세에게 다가가 맞은편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간식으로 나온 과자를 한번에 집어먹고, 다가온 급사에게 '뭐든지 먹을거. 빨리 안내놓으면 짓눌러버린다'하고 협박조로 말하고 키세에게 고개를 돌렸다. 키세는 뭔가 재밌는듯, 아니면 궁금한듯 무라사키바라를 쳐다보고있었다. ...키세칭, 한가한가보네. 어,사실 별로 안한가함다. 그치만 '동료'가 있어서 하루 쉰다고 하니까, 감독이 허락해 줬음다.그리곤 홍차를 후루룩 마시고, 잔을 내려놓더니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무라사킷치, 역시 아까전의 미인은, 애인입니까?
정부같은거. 그 대답에 키세가, 정부면 정부지 같은건 뭡니까? 근데 무라사킷치가 누구를 그런식으로 칭하는건 첨이네요. 헤에. 하더니 싱글싱글 웃는게 아닌가.
뭐야?기분나빠. 아니아니, 사실 무라사킷치 보면, 먹는거와 자는거 말곤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어했지 않슴까. 제대로 남자구나 싶어서 안심했슴다! 하아? 시비거는거야?나 지금 기분 아주 안좋거든? 발끈해서 으르렁거리자, 키세가 진지한 얼굴로 아 미안함다,진짜로. 여기서 우리가 했다간 진짜로 미도리맛치에게 사살당할지도 모르니까 참읍쇼. 하고 진정시켰다. 그건 동의하는 바였기때문에 꾹 눌러 참았다. 잠시후,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급사가 서둘러서 에피타이저와 수프등을 내왔다. 원래 아침시간이 지나면 간단한것만 내놓지만, 상대방이 누구인지 지배인에게 들었는지 아주 각이잡힌채 음식들을 내왔다. 나온것들을 우걱우걱 다소 품위없이 입에 전부 넣고 뱃속으로 밀어넣자, 겨우 사고가 원래대로 돌아가는걸 느꼈다. 공복이 문제다. 그런생각을 하며 오렌지주스를 마시고 잔을 내려놓자, 다시 키세가 질문에 들어갔다. 그래서, 그 정부같은것인 미인하고 어쩌다 만났슴까? 솔직히 제 취향은 좀 아니지만, 무라사킷치 치곤 의외일정도로 미인이었슴다. ....자주가던 카페 주인. 배가 불러지자 약간 여유가 돌아와서 그렇게 대답해줬다. 헤에헤에, 뭔가 연애의 정석같은 수순을 밟았네여! 그래서, 곧바로 하게되었슴까? 만남 이후 곧바로 섹스가 정석의 수순인가. 그런 태클을 걸고싶었지만, 키세의 여자관계가 테이코에 들어오기 전까진 엄청나게 문란했다는 소문을 들었던지라 그냥 넘겼다. 곧바로는 아니고, 한 2개월정도 왔다갔다. 과자도 줬고. 호오호오, 과연! 남의 이야기에 더 신나하는 심리가 이해가 안갔다. 길거리에서 옆집 여자 험담하는 아줌마들과 같은레벨 아닌가, 이건. 그래서, 언제부터 그렇고 그렇게 되었음까? 음...일주일?정도. 아하,그래서 스위트룸에도 데려오고, 룸서비스도 시키고, 이야아 무라사킷치 의외로 성실하네여? 되게 맘에 들었나보네요! 행쇼임다! ..행쇼??뭐야그거........제일처럼 신나하는 키세의 웃는얼굴이 미묘하게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렇게 웃으면서 얘기할 일이 아니었다, 히무로와의 일은.
.....날 싫어하던데. 엣? 싫어하다니요? ..그야뭐, 억지로 데려온거니까. 아~합의하에 온게 아니라? 무라사킷치 혼자있기 심심해서 데려온거구나? 그럼 뭐 짜증날만도 하죠. ......날 무서워한다고.
그 말에 키세가 다시 눈을 깜빡거렸다. 혹시, 직종 숨기고 다가간검까? 직종.......음..물을것도 없었고, 물어볼것도 없고, 그냥 뭐. 무라사킷치의 정체를 알고 무서워하는겁니까? 그야 뭐 어쩔수 없죠, 조직이 조직이니. ....아니, 내가 마피아인걸 알자 두들겨 팰려고 했어. 하? 민간인 맞죠? 맞을걸. 근데 내 부하들도 병원으로 보냈고, 하여튼 성격 더러워. ...그러면서도 같이있는걸 보니, 무라사킷치 어지간히 빠져있나 봅니다..어쩌겠슴까, 타협해야죠. 그럼 다시 사이좋아질겁니다. 그렇게 말하고 다시 차를 따르는 키세에게,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는 복잡하고 답답한 감정을 숨기고 넘어가질 못하고 무라사키바라가 다시 입을 열었다.
다른 놈하고 자고있었어, 그사람. 그렇게 내뱉은 말에, 키세가 전에없이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옆집 여자가 아랫집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고급정보를 주워들은 레벨9의 아줌마같은 표정이었다,고 말하면 되려나.
다른놈하고요? 어.내가 왔다갔다 하는중에도. 그것도 나와 같은 직종인 녀석한테, 협박당해서 억지로. .....하.......아....그건 참.......떨떠름한 표정이 된 키세. 그랬는데, 나한텐 아무런 티도 안냈고, 난 전혀 그런줄도 몰랐고. 낮게 웅얼거리듯 내뱉는 말에, 키세가 뭐라 말을 하려했다가 문득 떠오른듯, 앗,했다. 혹시 그거, 그거땜에 그짓을 벌인겁니까? 같은직종의 녀석이, 그? 거기까지 말하고 주위를 살짝 살펴봤지만, 멀찍이 떨어진 지배인(조직원)말곤 아무도 없었다. 테라스의 손님들도 분위기를 읽었는지 저 멀리 사라진 참이었다. ....그래서, 전부 죽인겁니까? 그 물음에 침묵으로 긍정하고, 다 식은 차를 한번에 꿀꺽 넘겼다. 썼다. ....사람 찾는다고, 협박당해서 억지로 남자한테 다리 벌리면서, 사실 협박당할 일도 아니었는데 멍청하게 몸만 축내고 있었어. 그래서, 내가 대신 찾아준다고 했어. 키세는 이번엔 추임새를 안넣고 진지하게 듣고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화나서. 짜증나고. 그래서 억지로 했어. ...에? 키세가 눈을 끔벅였다. 하다니,뭘? 그러니까, 섹스. 동생 찾는다고 남자한테 대줄정도면, 나한테도 똑같은거 아닐까 생각하니까 그냥 열받아서 확...... 말하고 나니까, 스스로도 어처구니없었다. 그때는 그렇게밖에 설명을 못했다. 여러가지로 꼬이고 꼬인끝에, 꼬인것을 풀지못하고 강제로 잘라버린 셈이다. 비명을 지르고 발버둥치며 우는걸 무시하고 깔아뭉개서 짓눌러버렸다. 그렇게 함으로서 자기 기분은 풀렸다. 하지만, 히무로는?
....무라사킷치, 최악임다. 키세가 전에없이 딱딱하게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할 짓이 아닙니다,그건. .....별로, 좋아한다거나 그런거 몰라. 그런 쓰레기와 잤다는걸 들으니까, 그냥 열받아서... 왜 열받았슴까? 관심도 없는 사람이 인간쓰레기와 섹스했다고 그렇게까지 화가 납니까? 배신감 느끼고, 질투한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화가 난거구요. 억지로 한거면, 장난아니게 아팠을텐데요?무라사킷치 정도 크기면 숙련된 창녀도 버거워할건데, 그걸 막무가내로 밀어넣은거면,...별로 상상하고 싶진 않네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무라사키바라는, 육체의 욕구와 감정의 발현을 결합시키지 못한채 멍하니 있었다. 과자를 좋아하는것과 낮잠을 좋아하는것과 비슷한 의미로,성적 욕구로서 히무로를 '좋다'고는 생각했다. 그게, 다른건가?
키세의 무라사키바라에 대한 총평은 단 한마디, '망했어요'였다. 무라사키바라는 아직 이해를 못했지만.
깨닫지도 못한걸로 반성을 해봤자 실감도 안나고, 남의 고통이나 괴로움에 둔감한 편이 있는 무라사키바라는 히무로가 어느정도로 고통받을지 솔직히 상상이 안갔다. 그렇게 무서워하는 눈빛을 보였다는게 어느쪽이냐면 충격이었고, 어떤 의미로 충격이었는지는 아직 잘 몰랐다. 미간을 곱게찌푸리고 무라사키바라에게 타박을 주던 키세가, 갑자기 표정을 원래대로 돌리더니 방긋 웃었다.
뭐, 무라사킷치가 하기 나름이죠. 솔직히 나는 그 미인은 어찌되든 별 상관없고, 무라사킷치가 만족한다면 별로 괜찮을까나~ ....난 안괜찮은데. 흐음, 무라사킷치는 그 정부와 어쩌고싶은검까? 걍 섹스하고싶을때 말 잘듣고 잘 대주길 원하는거면, 반항따위 꿈도못꾸게 인격따위 짓밟고 노예로 만드는게 더 편할지도요? 아,근데 자존심 높은 사람은 그럴경우 자해하기도 하니까, 약을써서 중독자로 만들면 더 수월하다고 들은거같기도하고? 태연한 얼굴로 엄청난말을 술술술 내뱉는 남성복모델겸 마피아와 이런얘기를 주고받는건, 사실 의외였다. ..키세칭, 들은게 아니라 직접 해본건 아니겠지? 아,전 아님다. 그런거 별로 안좋아해요. 근데 그런 사람을 함 봤습니다. 차라리 편하게 죽여달라고 울면서 애원하다가, 막상 들어가면 좋다고 앙앙거리고 수치고 자존심이고 없이 질질 흘리며 가버리는 사람을 봤는데, 장난아니던데요. 양 발목도 잘라놨고. ...하아? 어지간한 마피아도 그런짓은 안한다. 훨씬더 바닥의, 쓰레기로도 부르지못할 인종들이 행할법한 행동에 불쾌감이 밀려들어온다. ...그런거, 기분나쁜데. 생각만 해도 기분나빴다. 만일 히무로가 그렇게 되면, 그건 사람형상의 껍데기만 남은 기괴한 마네킹처럼 느껴질거같았다. 아니, 상상도 안갔고.
그러니까 무라사킷치가 원하는게 그런거면, 상대방의 배려따위 신경안쓰고 지금처럼 가고~ 만약 다른걸 원한다면 인내심을 가져야죠. 무슨 인내심? 눈앞에 과자가있어도 안먹고 참는거의 열배쯤 되는 인내심이요. 생각해봤다...................그런거, 무리. 키세가 그럴줄알았다는 얼굴로 남은차를 홀짝거렸다. 무리면 뭐, 전자대로 하면됩니다! 나하곤 상관없구요~ 아..짜증나. 그럼 후자는 뭐야?
후자면, 애인같은게 되고싶은겁니까? ....몰라,그런거. 암튼 그렇게 무서워하는거 보기싫다고.
그게 본심이었다. 어느쪽이냐면, 처음으로 상처주기 전까지 둘이서 유지하던 그런 온화하고 편한 관계가 되고싶었다. 섹스포함으로.
들어보니 미움받는걸 넘어서 공포의 대상까지 등극한거 같은데, 그럼 일단 겁먹지 않게 해야죠. 문제는 신뢰임다. 자기를 헤치지 않을거란 믿음을 줘야 무서워하지 않게되죠. 그리고 섹스하는것도 준비를 이것저것 하지않으면 걍 고문밖에 더안됨다. 그것도 신경좀 쓰세요. 어쩌구저쩌구....
키세가 한 얘기는, 어찌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얘기였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다. 이론적으로는. 후식으로 나온 젤리를 키세몫까지 먹어치우면서 이야기를 듣던 무라사키바라는, 문득 히무로가 지금쯤 어쩌고있을지 무진장 신경쓰였다. 하지만 최소한 반나절은 내버려두라는 키세의 조언을 받아들이기로했다.그럼 그동안 뭐하느냐 고민하다가, 입고있는 옷이 히무로와 할때 입은채였다는걸 기억하곤-셔츠에 묻어있는것도- 키세에게 부탁해서 옷을 공수해오도록 했다. 자기사이즈랑, 히무로것도.